가리워진 저 창문을
하릴없이 누워 바라만 보았네
빛나는 기억의 조각들
한두 번쯤 마주했던
그림 같던 나의 시작의 순간들
꿈결 같던 나의 사랑의 노래들
눈을 감아 듣지도 않아야 할 때
등을 돌려 뿌리쳐야
어른이 된다고
끝도 없는 길 비 바람 불어와
험한 언덕을 내달려갈 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건
내가 사라져 없어지는 게 아냐
먹먹해진 심장이 길을 잃을 때
상처뿐인 좌절 앞에
주저한다 해도
끝도 없는 길 비 바람 불어와
험한 언덕을 내달려갈 때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건
내가 사라져 없어지는 게 아냐
짙은 어둠 속 슬픔이 밀려와
숨소리마저 희미해 갈 때
바라던 날이 보이지 않는 건
그 꿈이 달아나 멀어지는 게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