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가
키가 자라 버렸죠
기억해 보면 지금도 여전한
상처들에 둘러싸여 있어요
사람들은 진심을 좋아해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죠
마음은 작아졌는데 키만 자랐어요
어떤 시선에 맞춰야 하는지 모르죠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가
키가 자라 버렸죠
같은 시간 같은 곳에 있지만
등을 맞댄 채 이야기를 하고 있죠
사람들은 진심을 좋아해요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죠
먼저 손을 내밀기 무서웠어요
진심에 가려진
버거운 시간만 흐르죠
사람들은 진심을 좋아해요
하지만 진심이 상처를 주기도 하죠
정면으로 마주하기가 두려웠어요
거짓에 익숙해지는 상처만 남았죠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가
키가 자라 버렸죠
말하지 못하는 말들이 늘어가요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