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정태춘
눈물에 옷자락이 젖어도 갈 길은 머나먼데
고요히 잡아주는 손 있어 서러움을 더해 주나
저 사공이 나를 태우고 노 저어 떠나면
또 다른 나루에 내리면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서해 먼 바다 위론 노을이 비단결처럼 고운데
나 떠나가는 배의 물결은 멀리 멀리 퍼져간다
꿈을 꾸는 저녁 바다에 갈매기 날아가고
섬 마을 아이들의 웃음소리 물결 따라 멀어져 간다
어두워지는 저녁 바다에 섬 그늘 길게 누워도
뱃길에 살랑대는 바람은 잠잘 줄을 모르네
저 사공은 노만 저을 뿐 한 마디 말이 없고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육지 소식 전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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