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툇마루 흙벽에 기대어
마셔 마시는 막걸리라
한잔에 취하고 두잔에 흥이 나니
불러 부르는 권주가라
--- 어허나 아나 콩콩, 어루어나 아나 콩콩 ---
배웠단 놈들은 안돌아 오는데
과학화 영농은 웬말이며
비료에다 농약에다 땅심은 죽어가도
내년의 농사도 대풍이라
--- 어허나 아나 콩콩, 어루어나 아나 콩콩 ---
농토의 절반은 대처놈 차지라
소작료 바치면 쭉정이 뿐이요
새채에다 융자에다 허리가 휘는데
농자는 천하지 대본야라
--- 어허나 아나 콩콩, 어루어나 아나 콩콩 ---
땅 팔아 소 팔아 자식 놈 갈키고
무식한 농사꾼 병 드는데
보험료 비싸고 병원 문턱 높으니
죽어 나자빠져도 복지사회
--- 어허나 아나 콩콩, 어루어나 아나 콩콩 ---
없는 놈 낄끼리 갯벌 막아 개간해도
등기상 주인은 딴 놈이요
그 머슴질 싫다고 모두들 떠나도
시골의 풍경은 평화더냐
--- 어허나 아나 콩콩, 어루어나 아나 콩콩 ---
촌놈이 부자되기 이대론 가망없고
대처로 떠난들 별 수 있나
오가도 못할 살림 구멍만 커가는데
땅보고 하늘 보고 어쩔꺼나
--- 어허나 안돼, 안돼 어루허나 안돼, 안돼
방귀 깨나 뀌는 놈은 내놓고 호사극치
겁없이 뿌려대도 여전 떵떵
없는 놈 피땀으로 쌔빠지게 바둥쳐도
깡마른 가슴팍이 늘상 허전
--- 어허나 안돼, 안돼 어루허나 안돼,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