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혁 글, 곡
구월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쭉 뻗다가 끊어진 장산곶에 매가 산다.
그 매는 땅의 정기가 쎄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숲에 둥지를 틀고
일년에 딱 두 번 사냥을 간다.
매는 사냥을 떠나기 전에는 밤새 부리질을 하며 자신의 둥지를 부순다
목숨을 건 사냥에서 약한 마음을 버리고 만일 싸움에 졌을때
다른 매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장산곶매가 싸움을 하러 떠나면 온 마을 사람들은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저렇게 날아야 해
푸른 창공 저 높은 곳에서
가장멀리 내다보며
날아갈 줄 알아야해
우리는 저렇게 싸워야 해
부리질을하며 발톱을 벼리며
단 한번의 싸움을 위해
준비할 줄 알아야 해
벼랑 끝 낙락장송위에
애써 자신의 둥지를 짓지만
싸움을 앞두고선 그 모둘 부수고
모든걸 버리고 싸워야해
내 가슴에 사는 매가 이젠 오랜 잠을 깬다
잊었던 나의 매가 날개를 퍼덕인다
안락과 일상의 둥지를 부수고
눈빛은 천리를 꿰뚫고
이 세상을 누른다
날아라 장산곳매
바다를 건너고 산맥을 훨 넘어
싸워라 장산곳매
널믿고 기다리는 민중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