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삼랑진

박재홍

1.배추밭에 복실이도 오양간에 송아지도
잘 있거라 하직하고 복돌이는 떠나는데
어머님은 무명수건 눈물을 적시면서
아들따라 오십리 길 한사코 오시었소.

2.옥분이의 손을 잡고 목메이던 그날 밤
가랑비만 소리없이 옷소매를 적시었네
염랑줌치 뀌어주며 돌아서는 우물터에
수양버들 이파리도 눈물을 흘리었소.

3.비나리는 삼랑진에 정거장도 외로운데
소리치는 기관차는 북쪽으로 달려간다
사나이의 가는 길에 비온들 눈이 온들
어머님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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