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써 준 편지, 몇 번을 읽었지
그리고 나서도 한참을 보고 있네
어떤 책에서도 본 적이 없는 글씨
너의 손글씨
편지 속 내 이름 – 즉 남자의 이름
수없이 들어왔고 닳도록 써왔던
하지만 어떻게 그리 다를 수 있을까
너의 손글씨론
난 생각이 너무 많아 하지만 가슴 속은
텅 비어 있는 걸 어쩌면 영원히
네 손을 잡는 것, 너를 안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어
편지 속 네 마음 – 즉 여자의 마음
우리 말투나 표정은 속임에 익숙해
하지만 이 순간 뭔가 전해지고 있어
너의 손글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