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갈 때야 알았네
많은 걸 잊고 살았네
서랍 깊숙한 그곳에
많이도 살아 있었네
그대들은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이사 갈 때야 알았네
많은 걸 잊고 살았네
이사 갈 때야 알았네
많은 걸 잊고 살았네
텅 빈 바닥 한구석에
사진 앨범만 남았네
조심스레 열어보니
그대로 그대로 그대로
지친 몸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 혼자 있어서
외로운 줄 알았어
늘 같은 자리에
서있는 그대가 있는 줄도 모르고
이사 갈 때야 알았네
많은 걸 잊고 살았네
엄마가 간직해왔던
어릴 적 베던 내 베개
눈을 감고 누워보니
그대로 그대로 그대로
지친 몸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 혼자 있어서
외로운 줄 알았어
늘 같은 자리에
서있는 그대가 있는 줄도 모르고
이사 갈 때야 알았네
많은 걸 잊고 살았네
넓고 커다란 마당이
마음속에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