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수심가

김옥엽

남도 소리가 육자백이토리로 되어 있다면 평안도나 그 인접지역은 수심가토리로 소리가 전승 되는데 이북 지역에서이지만 으뜸으로 치는 소리가 바로 이 수심가이다.
수심가토리의 특징이라고 꼽는다면 눌러 떠는 소리, 반음 내리는 소리, 내려뜨리는 목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 수심가만 잘 부른다면 서도소리는 다 배웠다고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닐 터이다.
기본적인 위의 목구성을 처음에는 느리게 하다가 다시 촘촘히 엮어서 몰아가다가 다시 수심가로 느리게 여민다.
이 수심가는 글자 그대로 좀 구성지고 슬픈 곡조가 그 대강을 이루는데 항간에 이르길 성천기생 부용의 애절한 사연을 이런 식의 곡으로 짜서 이어져 내려왔다는 설도 있으나 그 신빙성에서는 근거가 박약하다.
수심가가 민요라고 되어 있지만엇박자나 변체 가락이 그다지 없고 원박으로 대부분 짜여져 있다.
경서도 소리에 있어서 그 음악적 어법이 닮은 데가 있지만 따져보면 비슷한 데가 있기는 하나 다른 점이 많다.
그 첫째로 목 쓰는 방법이 다르다.
눌러뜨리는 목에서는 이북 지역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으나 경기민요에서는 이런 목을 썩 내켜하지 않는다.
두번째로 반음 쓰는 목은 슬픈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인데 달고 놓는데 적절하게 맞는다.
세번째는 내려뜨리는 목에서는 소리를 펴 놓았다가 여민다거나 박자가 바뀔 적에 아주 잘들어 맞는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김옥엽이 이런 시김새를 강하게 구사하지 않고 평탄하게 부르는 것으로 보아 지금의 소리와 조금 다른데 눈여겨 볼 만하다.
소리꾼들이 재주가 빼어나 경서도 소리를 두루두루 잘 하기는 하나 엄격한 의미에서는 다른 점이 많다.

노래 : 김옥엽
원반 : Victor Junior KJ-1096-A
녹음 : 1935. 3. 11

양산 청죽은
철년 산이요
임의 마음은 거성변이에로구나~에
일시지에로
임은 일거에서 내가 어이 사늬

아 약산 몽혼으로
행유적이며
문전석로가 반성사로다
일시지에로
인노양인노이려
내가 어이 사늬
아 이 몸이 둥덩덩 배로 다녀두
임 맨난보기는 지난지사로구나~에

어늬 날이나 우리 님만 맨나서
잘 살아 맨나볼꺼나

아 강산은 문전재봉춘이요
이모 일거에 무슨 지에로
파랑새는 뒤구머리에 저냥 서서
내가 어이 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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