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에는 이별가가 여럿 있는데, 여기에 녹음된 ‘일절통곡’에서부터 ‘하루 가고’까지는 대체로 연결되는 곡들로 이 소리들은 정정렬제 춘향가 중에서도 가장 잘 짜여진 부분들이다. 김연수의 소리는 정정렬제 그대로이며, 유성기음반의 제약 때문에 곡의 앞뒤를 자르고 핵심적인 부분을 위주로 녹음했다. 그 중에서도 중머리 ‘일절통곡’은 명곡으로 꼽히며, 여러 바디에 두루 들어 있으나 조금씩의 차이가 난다. 그 중 정정렬의 소리제가 가장 잘 짜여져 있으며, 이별하는 남녀의 절절한 심사를 절묘하게 그려 놓았다. 사설과 음악의 조화-이면표출이 기막힌 대목이다. 김연수는 상성이 짧은 반면 감정표출은 아주 능하다. 계면조로 노래된다.
원반 : Victor KJ-1212-B
녹음 : 19388. 3. 23
(중몰이)
일절통곡 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인제 가면 언제 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동박작야춘풍시으 꽃피거든 오실라요? 높은 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실라요? 사해 너른 바대 육지가 되거든 오실라요? 마두각하거든 오시랴오, 오두백허거든 오실라요? 운종룡 풍종호라, 용 가는 데 구름이 가고, 범 가는 데는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임 가신 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도 비감허여, “오냐 춘향아, 우지 마라. 원수가 원수가 아니라 양반 행실이 원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