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설움타령(1)

정정렬

조조 군사들이 주육을 포식하고 쉬면서 각기 노는 모습을 그린 대목이지만, 큰 전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병사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다. 이 대목은 여러 설움타령의 서편에 해당하는데, 정정렬은 중머리 장단 우조로 시작하여 계면조로 마쳤다. 다른 적벽가에서도 이 대목이 중머리 계면조인 점은 같으나, 정정렬제는 사설이 다르다.

원반 : Polydor 19266-B

서편
(중머리)
이러타시 분부하고 장대로 들어가니, 제장군졸덜이 영을 듣고, 주육을 많이 먹고 동심소원으로 다 각기 늘어 앉어 각기 서움으로 울음을 울 제, 부모 기루어 우는 군사, 처자 생각 우는 군사, 동기간이 기루어 우는 군사, 어떤 군사는 술잔이나 먹고 이얘기로 우시는 군사, 또 어떤 군사는 투전허다가 다투는 놈, 어떤 군사는 잠으 지쳐 조는 군사 돌부처가 되야있고, 또 어떤 군사는 반백이나 남어 늙었난다. 찼더 표자를 선뜻 끌러 술 한 잔을 부어들고, 한 손으로는 산적꼬치를 들고, 고향을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아이고, 아버지! 우리 고향 있실 적으는 이런 음식을 보면 부친 전으 보향을 허고 남은 음식을 먹었더니, 천리전장을 나왔으니 내가 혼자 어이 먹을거나.” 이러타시 우는 군사. 또 어떤 군사는 벙치 벗어 땅으 놓고, 군복 벗어 손에 쥐고, 고향산천을 바라보며 고당상을 찾고 울음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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