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에게 이별 고하는데

은희진

중중모리
그 때에 요염섬섬 옥 지갑에 봉선화를 따다가 도련님을 얼른 보고 깜짝 반겨 나오며 도련님 인제 오시니까 아씨가 기둘러요 전에는 오실랴면 담 밑에 예리성과 문에들면 기침 소리 오시는 줄을 아르려니 오늘은 뉘기를 놀래시랴고 가만가만히 오시니까 도련님 아무 대답 없이 대문 안을 들어서니 그 때에 춘향 어머니는 도련님을 드릴랴고 밤참 음식을 장만허다 도련님을 반기 보고 손뼉치고 일어서며 허허 우리 사위 오시네 남도 사위가 이리 아질자질 어여뿐가 밤마다 보것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사또 자제가 형제분만 되면 대릴 사위 내 꼭 청허지 도련님 대답없이 방문 열고 들어서니 그 때에 춘향이는 촉하에다가 침상놓고 도련님 드릴랴고 염랑에 수를 놓다 도련님을 반겨보고 침상 물리치고 단순호치 열어 쌍긋 웃고 일어서며 옥수잡고 허는 말이 오늘은 책방에서 무슨 소일을 허시느라 편지일장이 없었으니 방자가 병들었오 어디서 손님 왔오 벌써 괴로워 이러시오 나를 보면 반기더니 오늘 이리 수심키는 뉘게 내 험담을 들어셨오 사또님께 꾸중을 들으셨오 약주를 과음허여 정신이 혼미헌가 입에다 코를 대고 쌍긋쌍긋 맡어 보며 술내도 안 나는 걸 저녁 이슬에 새벽바람 실섭을 과히 허셨는가 이마 위에 머리 두 손을 얹고 잔득히 눌러보며 머리도 안 더운데 옳지 인제 내 알었소 어제 저녁 하곤키에 소청을 불청허였더니 그 노염이 안 풀렸오 장부의 행사들을 숙야지 혐의가 없다는 뒤 속이 저리 좁으실까 겨드랑에다 손을 넣어 꼭 꼭 꼭 찔러 보아도 종시 대답이 없는지라

아니리
이리 허여도 대답이 없고 저리 허여도 대답이 없고 아양을 떨어 봐도 말이 없고 농을 청해봐도 묵묵부답이어늘 기가 맥혀 아니 도련님 어찌 이리 울어 사시오 춘향이가 도련님 우는 것을 보아 노니 마음이 좋을 리가 있겠느냐 도련님 뒤로 서서 초마 자락 끌어다가 눈물을 씻어주며 답답하니 말이나 좀 허시오 네가 하 물으니 말이지 아버님께서 동부송지 당상허여 내직으로 알라가시게 되었다니 이 일을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 춘향이 좋아라고 아이고 그러면 나도 한양 가겄구만요

평중모리
건장헌 두패조군 밤낮없이 올라가서 남대문 밖 칠패거리 유벽헌데 주인정허고 도련님께 소식커든 도련님은 나귀 타시고 가만가만 나와 여서 우리 둘이 만나본 연후에 날 다리고 입성허여 일가댁 협실에나 단정한 초가에나 나의 거처를 정한 후에 도련님 엄부령 시하시라 자주다닐 수는 없을 테니 한 달에 두 번씩만 다니시며 살이 썩고 뼈가 갈라진들 그 정곡이 어떻것소 도련님속이 더욱 답답허여 두 소매로 낮을 싸고 아이고 속타 나 죽는다 네 말을 들어보니 세상이 모다 편타마는 일이 그리 될 양이면 어느 뉘가 기탄허며 뉘 아들 놈의 자식이 울드란 말이냐 그리도 못허지야 네가 만일 올라오면 만나보니 좋지만 너를 어디 숨겨두고 남모르게 왈래헐 제 하나 알고 둘이 알어 착제전파 허거드면 오입쟁이들이 이 말 듣고 기생으로 내여 세면 내 아무리 양반인들 내 계집이니 그리 말라 뉘기를 붙들고 말을 허며 오입쟁이 서울 법은 새로 구슬 드는 기생 서방 한번 내여 세면 죽기는 쉽거니와 마단 말은 못 허는 법이니 그런 말로 허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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