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다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춘향은 어찌 점고에 불참 하였느냐 호장이 여짜오되 춘향은 기생이 아니옵고 춘향 모가 기생이오나 전전 구관사또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하고 수절을 허고 있사옵니다 사또 기가맥혀 어허 그 년 괴씸하더니 지가 수절 춘향 바삐 잡아 들여라 방울이 떨렁 사령이 예이
중중모리
군로사령이 나간다 사령군로가 나간다 산수털 벙거지 남 일광단 안바처 날랠용짜를 떡 붙이고 충충거리고 나가며 이애 김번수야 왜야 걸리였다 걸리여 거 뉘가 걸리여 춘향이가 걸리였다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길을 갈년이 양반서방을 헐려다가 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혜만 잘잘끌며 교만이 너무 과하더니 잘 되고 잘 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어가고 물도 가득차면 지느니라 너나 내나 일분사정을 두는 놈 제 어미를 붙드리라 삼문 밖 내달아 영주각을 지내 오작교우에가 우뚝 서서 아나 옛다 춘향아 사또분부가 지엄허니 어서 급히 나오느라 이렇듯 외는 소리 원근 산천이 떵그렇게 들린다
아니리
이렇듯 군로사령들이 서슬이 시퍼렇게 흘리고 나가는 듸 그 때에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베개 위에 홀로 누워 시름상사 울음을 우는 듸 사령들이 달려들어 사또께서 춘향 급히 들으랍신다 어서 가자 춘향이 할 일없어 사령들을 따라 동원을 들어서니 사령들이 달려들어 춘향 현신이요 사또가 영창문을 열고 지긋이 내다보더니 오오 그거 옹골지게 생겼다 이 서방 팔자 좋구나 저런 절대미색을 웃봉지를 떼었으니 내가 그때 어찌 못 왔던고 볕이 뜨거운데 동헌협방으로 올라 오느라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 사또 욕심이 대발허여 계 앉거라
평중모리
듣던 말과 과연 같다 침어낙안이란 말을 과히 존가 허였더니 패월수화허는 태도 보던 중 처음이요 짝이 없는 일색이로다 당명황이 너를 보았으면 양귀비도 무색허고 초패왕이 너를 보았으면 우미인도 박색이요 여포가 너르 보았드면 초선이도 추물일번 허였구나 네 소문이 하장허여 경향에 유명키로 내 평양서윤 마다허고 간신히 서둘러서 남원부사를 하였더니 오히려 늦덤병혀 선착편은 되였으나 녹엽성음 자만지가 아직 아니 되었으니 불행중 다행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