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개 속에서
- 헤세 시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이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안개가 내리어
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사람을 떼어놓는
그 어둠을
조금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하다 할 수는 없다.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인생이란 고독한 것.
사람들은 서로 모르고 산다.
모두가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