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달빛만이 나를 따라와
날카로이 긴 밤을 비추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세상 모든 시간이 멈춘 것처럼
나 열병 같은 질문 가득 안고서
대답 없는 기억에 한 번 더 기대고
또 흩어지는 차가운 공기 가르며
너의 향기에 취해본다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 인 듯
함께 하자 마음을 맞추고
나에게 네가 처음이었듯이
너에게 나 또한 마지막 이길
나 유령 같은 비밀 가득 안고서
대답 없는 추억에 한 번 더 기대고
또 흩어지는 가슴 쓸어 달랜다
똑같은 질문들 쏟아낸다
어렴풋이 영원을 말하던 침묵의 조각들
어지러이 마음을 헤집던 낯선 언어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세상 모든 시간이 멈춘 것처럼
나 열병 같은 질문 가득 안고서
대답 없는 기억을 한 번 더 부르고
또 무너지는 추억 쓸어 담는다
세상 모든 시간 멈추는 그때까지
'우리는 지구 끝이 어딘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