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날

혜인

헤어지자 이젠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그만하자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쳤어
허전해진 왼손과
갈 곳을 잃은 그 눈빛도
위태로이 버티며
네 뒷모습이 보일쯤
꽉 쥔 주먹을 그제서야
듣고 싶지 않던 그 한마디
보고 싶지 않던 장면들이
두 뺨을 타고서 흐르는 눈물이
오늘은 네가 한없이 미운 날
이 공간을 넘어선 우린
모든 게 끝이겠지
흐려질 리 없는 이 기억도
듣고 싶지 않던
다신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너여야만 했던 추억들이
두 뺨을 타고서 흐르는 눈물이
오늘은 네가 한없이 미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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