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했습니다 나이 스물여덟 남자는 어느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이 스물여섯 여자는 그남자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바닷가 근처 작은 성당에서 올린 둘만의 약속이였습니다
그러나 얼마후 두사람에겐 시련이 닥쳤습니다 그들의 작은 집에 불이 났던 것입니다
화재로 인해 아내는 눈을 잃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불속에서 아내의 아름다운 눈을 지켜내지 못한것을 한없이 통탄했습니다
아내의 눈을 지켜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했던지 남편은 늘 아내곁에 있었습니다
시간은 그들에게 하나둘씩 주름을 남겨놓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한번만 보고 싶어요 당신의 맑은 그 미소를...
그것이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니까요'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받는 길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이들고 늙은 그녀에게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마지막 선물을 할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눈을 떳을때 늘 곁에 있던 남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마지막 편지만이 그녀를 기다렸죠
'당신이 눈을 잃었을 때 나는 얼굴을 잃었소 이제 미소조차 지을 수 없는 그 얼굴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소'
그러나 아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남편 얼굴이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했다는 것을..
잠자는 얼굴을 더듬어보고 알았던거죠 남편이 남겨놓은 마지막 선물..
그의 눈으로 밝은 세상을 보며 아내는 말했습니다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세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