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
바퀴벌레 한 마리쯤 쓱 지나가도
무거운 내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축축한 이불을 갠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본다
아직 덜 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쉬기가 쉽질 않다
수만 번 본 것만 같다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익숙하기만 하다
남은 것도 없이 텅빈 나를 잠근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
뚝뚝뚝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비가 그쳐도 희꾸무리죽죽한 저 하늘
해가 뜨기도 전에 저물어버리는 오늘-
궂은 비
지동치는 바람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