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안녕

하나 (02)

별처럼 깜빡이던 낡은 가로등
그 아래 날 기다리던 너
두꺼운 외투안 움켜쥔 움켜쥔
날 위한 따듯한 커피
문득 문득 그냥 너가
생각나는 그런 하루
찬 바람이 불어온다
주머니에 감춰두었던
너와의 따듯한 기억을 꺼내
두 손을 녹여본다
손잡고 거닐던 서울 밤거리
날 위한 느린 발걸음
커다란 가방 한가득 한가득
온통 날 위한 것들
문득 문득 순간 너가
스쳐가는 별난 하루
찬 바람이 불어온다
주머니에 감춰두었던
너와의 따듯한 기억을 꺼내
두 손을 녹여본다
시린 손가락 사이로
행여 새어나갈까
조심스레 소중히 움켜쥔 채
널 떠올려본다
조심스레 가만히 놓아둔 채
그래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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