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데프콘

Hook)
난 바보였니 왜 날 버렸니 연락도 없이 왜 가 버렸니
난 바보였니 왜 날 버렸니 허락도 없이 왜 가 버렸니

Verbal Jint)
지금부터 영화 얘기를 해 보겠어 88 올림픽보다 전 국민학교에서
빌빌거리던 때 미국에 사시던 이모께서 한국에 올 때 선물로 사오신 video tape 하나
자막이 없어 좀 불편했지만 대충의 줄거리와 화면에 취한 채
TV 앞에 앉아서 여러 시간을 계속 바라봤던 게 난 지금도 생각나
커다란 여자같은 눈,넓은 이마에 소심한 성격이었던 어린 나의 가슴엔
세상과의 소통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오래 되어
혼자만의 성 속에서 왠만해선 나오지 않았어 내가 그린 원 안에서
친구를 찾으려고 했던 그 당시에 이 작품이 내게 주었던 인상은 이래
우리는 매혹적인 환상과 그것의 깨짐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성숙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란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것이라는 것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것들,남아 있으나 결국 변하는 것들
처음에는 하나의 몸,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여러개의 조각으로 분열하는 것들
아름다웠던 친구의 자리도 금방 어떤 다른 것으로 채워지고
어린 시절의 끝을 생일 파티라도 하는 듯 축하해주는 어른들
그 모든 쓰라림을 끌어 안으며 자신을 둘러싼 높다란 벽을 허물 때
That's whatgrowing up is man 에헴,거기 너 혹시 내 얘기가 지루해?
ET가 그 꼬마 아이를 데리고 하늘을 나는 장면이나 < >의 어린
얼굴같은 건 내 관심사에서 한참은 벗어나 있는 얘기들인걸

B-soap)
성장이란 이름의 잔인한 시간의 세례로 내 나잇살엔 어느새 한자리가 붙게 되고
내 현실 밖의 세계로 이 공간 밖의 외계로 마음껏 떠날 수 있던 날갤 어느새 접게 되죠
이제는 내게도 자각이란 게 있네요 본 나이에 걸맞는 역할을 찾고 싶네요
혼자임에 익숙한 건 더 이상 기특한 것이 아니기에 이제 내 눈동자엔 세상이 비치네
자 우리 다시 ET 이야기를 하지 어느새 스무해도 넘게 제 자릴 지킨 채
정상의 위치에 서있는 이 작품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래 (What's that?)
아이들의 꿈을 키워 주는 휴먼 드라마?어른에겐 동심을 되돌려 주는 bla bla?
그런 흔해 빠진 관점들 뒤에 가려진 진정한 fantasy 차원의 ET의 값어친
기네스 북이나 영화 가이드에서 숫자 놀음이나 지적 오만이 넘치는 해석을
들이대는 걸로는 표현이 안되네 언제나 결론은 자신 안에서 우려내야만 하네
스물을 훌쩍 넘긴 지금의 내 의식은 어릴적 두려웠던 몇 장면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 내게 제시해줬네 반가움 대신 내 곁에 새로이 다가온 그것은 무엇?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존재와의 조우란 무거운
주제 의식 어릴 땐 개의치 않았던 영화속 어른들의 행동의 근원을 깨달았어
처음엔 작은 차이로 갈라서 전혀 다른 길을 찾아 가는 많은 이들
그 개체의 진화가 점차 깊어 갈수록 상대에 대한 무지 또한 짙어 가는 걸
깨달아도 이젠 어쩔 도리가 없는 우리에게 차원을 넘은 이해의 과정을
보여준 ET와 앨리엇의 우정은 곧 Fantasy 자체일 수 밖에 없는 것 (유남생?)

Defconn)
얌마 ET야!사실 난 아직도 니가 그립다 우리가 헤어진 지 너무 오래라서 그런가?
물론 난 그 동안 잘 참고 견뎠어 그래도 엄마랑 같이 있다고 날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야 들어 봐
너 날아가고 난 다음에 난 니가 새겨진 흰 티와 주름이 손에서 막 느껴지던 열쇠고리
일부러 밥 열 세 공기를 먹어서 네 배랑 똑같이 보이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무진장 노력한 게 그 것 뿐만은 아냐 우리 반 애들이랑 자전거 타고
언덕에 올라가서 개루리가 저프 하듯이 벌떡 벌떡 날아 보겠다고 페달을 밟다 ( )
참 그러고 보면 다 어제 같은데 벌써 내가 이만큼 컸다는 게 정말이지 믿기지가 않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난 왜 사람들은 날 바보 취급하는데 참...
ET야,엄마랑 있으니까 즐겁냐?난 엄마랑 떨어져 있으니깐 참 그렇다
외로워 그래서 니가 참 부럽다 그러니깐 이 노래 듣고 돌아와 주라 나랑 좀 놀아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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