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식구에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내 하늘이시여
그대 그 분이시여
그 분의 뜻에 따라
나는 굶을 수도 죽을 수도
잘 수도 살 수도 날 수도 있어
한 사람의 아니
한 가족의 밥그릇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에
뭐 어쩌겠니 예
고로 나는
그 분에게 목숨건 기계 노예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감사해 울고
프레스에 찍힌
나의 손을 들고
병원에 찾아갔을 때
내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내 하늘이시여
그대 그분이시여
그분의 뜻에 따라
나는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짝짝이
외팔이가 될수도 있어
한 사람의
나의 한쪽 손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에 뭐
뭐 어쩌겠니 예
고로 나는 그분에게
살려달라 애원하네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감사해 울고
나는 어디에서
나는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대대로 이 바닥으로만
이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 없는 내가
이제 막 아장 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이쁜 우리 아가에게만
이제 막 아장 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이쁜 우리 아가에게만
흔들리는 하늘이여
높이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이 있는 사람
내겐 모두 하늘 같은 사람
결국에는
사람 모두다 똑같은 사람
그 중에서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하늘같은 사람
희뿌연 시커먼 하늘 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