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열두번 울리는 전화에
나는 겁이 많아서
하루에도 수십번 울리는 문자에도
난 넌 줄 알아서
바보처럼 멍하니
울리지않는 전화길
두 손에 꼭 쥐고 난 너를 기다려
어느날 문득 걸려온 부재중 전화
혹시나 하는 맘에 떠난 발신자
번호를 찾아보다
밤새도록 뒤져보다
없는 번호에 난 또 눈물만 흐른다
난 가끔 바쁜 낡은
전화기를 확인해
숨 가쁜 하루에도
텅빈 메일을 체크해
너의 사진 때문에
너의 문자 때문에
오래된 내
핸드폰을 바꿀 엄두도 못 내
난 아직 난 아직
아직도 바꾸지 못한
너와 나의 전화번호
난 여전히 여전히
여전히 지우지 못한
0번의 단축번호
하루에도 열두번 울리는 전화에
나는 겁이 많아서
하루에도 수십번 울리는 문자에도
난 넌 줄 알아서
바보처럼 멍하니
울리지않는 전화길
두 손에 꼭 쥐고 난 너를 기다려
어느날 문득 보내진 한통의 문자
어쩐지 너와 닮은 말투의 글자
한참을 망설이다 잘못 보냈다는
짧은 답장에
난 또 눈물만이 흐른다
하루에도 열두번 예보에도 없었던
갑자기 찾아온 주인없는 그리움
내 마음 울리는 신호와 이 진동뿐
이대로 잠겨버린
너의 작은 음성뿐
난 아직 난 아직
아직도 바꾸지 못한
너와 나의 전화번호
난 여전히 여전히
여전히 지우지 못한
0번의 단축번호
하루에도 열두번 울리는 전화에
나는 겁이 많아서
하루에도 수십번 울리는 문자에도
난 넌 줄 알아서
바보처럼 멍하니
울리지않는 전화길
두 손에 꼭 쥐고 난 너를 기다려
하나둘씩 사진을 삭제하는 나
하나둘씩 문자를 지워가는 나
하나둘씩 메일을 삭제하는 나
하나둘씩 기억을 지워가는 나
근데 나
니가 영영 지워지지가 않아
잠겨버린 비밀번혼
평생 열지도 몰라
이런 내가 미련한
뻔한 사람인지도 알아
근데 나
니가 정말 지워지지가 않아
하루에도 열두번 울리는 전화에
나는 겁이 많아서
하루에도 수십번 울리는 문자에도
난 넌 줄 알아서
바보처럼 멍하니
울리지않는 전화길
두 손에 꼭 쥐고 난 너를 기다려
난 난 너를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