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한가운데
나 혼자 가르고 서서
조금만 움직이면
휩쓸려갈 것 같아서
이건 완벽한 균형
막을수록 더 커지는 구멍
이건 완벽한 균열
깨뜨리기 두려운 공허함이라
이렇게 서있어 내게 부딪혀
갈라지는 물살이 거리를 흘러
점점 더 멀어져 버려도
가만히 그저 고개를 돌려
가짜로 울다가 내가 더 싫어져
모두 다 뜯어내 알몸이 되려고
근데 잘 안 되서 생각
아무것도 왜
흐르지 않을 상황을 억지로 짜냈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될까봐
아무것도 할 수 가 난 없어서
온전히 서있어 아닌 척 해봐도
바람이 너무 세서
미소가 흘러 버려서
사실 다 들켜 버렸어
얼어붙은 꽃잎이 부서지고
갈라진 틈 속에 다시 녹아내려
흩어진 바람 곁에 스며들고
잊혀질 기억에 멈춰 서 있어
버려졌던 공간
무심코 버렸었던 시간
어느 새 내게 양날의 칼이 되어
누구도 잡을 수 없게
그렇게 손을 베어
피 묻은 내가 두려워 건네지 못 했어
점점 느려지는 걸음
패배에 취해버린 믿음
비틀거리는 시야 속에 끝은 어둠 뿐
넘어졌던 기억들만 내게 다가와
고작 남겨진 건
내 자신을 가둔 얼음 뿐
숨 툭 끊어질 듯 또 다시 무너질 듯
질 듯 말 듯 위태롭게 계속 버텨내는
아무도 곁에 없는 그저 타버린 숲
계속 맴 돌아 겁이 나지만
이제는 항상 목 놓아
불러 봐도 어느 누구도
들려줄 대답은 없었어
쓰라린 상처를 가릴 순 없었어
쓰디쓴 눈물을 멈출 수 없었어
얼어붙은 꽃잎이 부서지고
갈라진 틈 속에 다시 녹아내려
흩어진 바람 곁에 스며들고
잊혀질 기억에 멈춰 서 있어
얼어붙은 꽃잎이 부서지고
갈라진 틈 속에 다시 녹아내려
흩어진 바람 곁에 스며들고
잊혀질 기억에 멈춰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