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어느 아침이었어.
“영차, 영차! 일하기 딱 좋은 날씨야.”
개미들은 제 몸보다 훨씬 큰 먹이를 나르고 있었지. 개미들은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일을 했어.
“룰루랄라, 룰루랄라. 꽃 구경가기 딱 좋은 날씨야.”
베짱이는 멋지게 차려입고 커다란 풀잎위에 드러누워 있었어.
“이봐, 베짱이야! 언제 일을 하려고 하니?”
“일? 이렇게 좋은 날씨에 일을 한다고?”
베짱이가 킥킥 웃었어. 그러고는 다시 말했지.
“개미야, 주위를 좀 둘러봐. 이렇게 꽃이 활짝 피었잖아. 지금은 꽃을 구경할 때라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었어.
“영차, 영차! 집짓기 좋은 날씨야. 어서 집을 수리하자.”
개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했어.
“룰루랄라, 룰루랄라. 멋내기 좋은 날씨야.”
베짱이는 그늘 아래에서 더듬이를 매만지고 있었지.
“베짱이야! 언제 일을 하려고 하니?”
“일? 이런 날씨에는 시원한 그늘에서 노래나 부르는 게 최고란다.”
베짱이는 킥킥 웃으며 말했어.
“지금이야 괜찮겠지만 겨울에는 어떡하려고 그래? 지금 열심히 일을 해야 추운 겨울에도 끄떡없다고.”
“겨울? 하하하 겨울은 아직 한참 멀었잖아. 난 그냥 시원한 그늘에서 노래나 부를래. 너희들은 계속 일이나 하렴. 하하하.”
베짱이는 더듬이를 매만지며 노래를 불렀어. 베짱이는 더운 날 일하는 개미들이 어리석어 보였단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어.
“영차, 영차! 가을 걷이하기 좋은 날씨야.”
개미들은 땀을 뻘뻘 흘렸어.
“룰루랄라, 룰루랄라. 연주하기 좋은 날씨야.”
베짱이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불렀지.
개미들은 노래 부르며 기타만 치는 베짱이가 걱정되었어. 하지만 베짱이는 개미들을 비웃기만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