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도깨비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다락방의 도깨비

둥근 달이 은행나무 숲 위로 떠올랐어.
빨갛게 물든 달이 떠오르자, 파란 하늘은 하늘색, 핑크색,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어. 어제보다 둥글어진 달이 은행나무 숲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었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숲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지.

은행나무 숲 앞에는 푸른 호수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노랗고, 빨갛고, 하얀 코스모스로 가득했어. 꽃들이 바람이 흔들리자, 달빛을 받은 꽃들의 그림자가 호수 위로 반짝였단다.  
꽃들이 흔들리는 동쪽으로 100발자국쯤 걸어가면 그 아이가 살고 있는 마을이 있어. 아이의 집은 초록 지붕을 가진 작은 이층집이었어. 1층에는 부엌과 거실과 아빠의 서재가 있었지. 계단을 올라가 2층으로 가면 핑크색 가구와 침대가 놓인 아이의 방, 그리고 아빠, 엄마의 침실이 있었어. 2층 위에도 작은 창문이 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아이 방위로 이어진 다락방의 창문이었지.
아이는 잠들지 못했어. 달이 은행나무 숲 위를 지나, 마을 지붕 위로 건너갔는데도 말이야. 아이는 잠자는 걸 아주 싫어했거든. 은행나무 숲에서 그네도 타고 싶고, 코스모스 호수에서 더 뛰어놀고 싶었거든. 그리고 박스로 만든 커다란 집안에서 인형 놀이도 하고 싶고, 10권짜리 시리즈 만화책도 다 못 읽었고 말이야.

“8시가 되면 아이들은 잠들어야 한다니, 너무 불공평해.”
아이는 침대 안에서 심술이 나서 중얼거렸어.
그때였어.
달그락.
아이의 침대 위 천장에서 소리가 났어.
아이는 천장 위를 향해 고개를 돌렸어.
‘바람 소리일까?’

달그락 달그락.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선명하게 반복적으로 소리가 들려왔어.
바람 소리는 아니었나 봐. 아이는 이불을 걷고 앉아서 천장을 바라봤지.
달그락 달그락. 속닥속닥
이제는 누군가 이야기하는 소리도 났어. 너무 작아서 무엇이라 이야기하는지 잘 들을 수 없었지만 말이야. 아이는 침대를 내려와 다락방으로 이어진 계단을 올라갔어. 환한 달빛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아이를 비추어 주었어. 다락방 문을 열기 전 아이는 숨을 들이마셨어.

‘휴~ 도대체 누가 이야기를 하는 걸까?‘

다락방 문을 살짝 연 아이는 문틈으로 다락방을 쳐다봤어. 다락방 작은 창문으로 달빛이 환하게 들어왔어. 오래된 종이 상자와 책들, 그 뒤에 무언가 보였어. 작은 집과 인형 같은 것들이 보였어. 그런데 인형들이 말을 하네.
“이 다락방은 너무 좁아. 밖으로 나가야 해.”
“어른들이 우리를 보면 어떻게 하지?”
“아직은 안돼! 우리는 밖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잖아.”
작은 인형들은 바로 도깨비였어. 아이의 손바닥 반의 반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도깨비들이었어. 아이가 늘 먹던 초콜렛보다 작은 크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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