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을 스물로 넘길 때
나는 누워 있었지
낯선 풍경이 내 앞에 있던 병원
아버지는 쓰러져, 눈물로 젖어서
내 링거 반대편 소파 위에 무너져 계셨어
유서를 쓴 기억, 죽음은 쉽사리
닿을 수 없는 곳이었나 봐, 실패한 뒤로
대체 몇 번을 몰래 후회한 건지 난 몰라
그때 삼킨 알약이 더 위험한 거였음
올라갈 수 있었을까, 저 푸른 하늘 너머?
아마 벌 받겠지 모든 사후 세계에서
나를 죽이는 건 살인 같은 짓이라며,
겁먹게 하네, 절대 하지 말라며
지쳐 잠든 내 꿈은 또 나쁜 꿈이야
이게 현실보다 훨씬 현실 같지만
만약 맞다면 하나만 줘봐, 꿈속의 권총
안전하단 주황색 표시가 없는 걸로
좋은 걸로 하나 줘, 꿈 속의 권총
안전하단 주황색 표시가 없는 걸로
꿈인데 뭐 어때서, 머리를 겨눠
깨어나고 나면 이것도 다 흐려져
좋은 걸로 하나 줘, 꿈 속의 권총
안전하단 주황색 표시가 없는 걸로
꿈인데 뭐 어때서, 머리를 겨눠
깨어나고 나면 이것도 다 흐려져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
용감한 사람은커녕 감정을 안에다
무너질 만큼 쌓고, 음악이라며 팔아서
낯선 이들의 힘내란 말까지 들어봤어
근데 있잖아, 나는 내가 미워
멋진 가사를 쓸수록 사기꾼이 된 기분,
원래 무얼 하려 했냐고, 물으면 실수로
모든 계획을 태워버렸다고 하고 싶어
꽉 채운 고등학교 때, 꿈을 적은 종이
불가능한 걸 지우다가, 결국엔 버렸지
이제는 기억도 안 나서 천천히
잊으려 했다가 여기에 기록해 영원히
성공을 원했던, 결과는 실패 안에다
눌러 담겨진 패배감
또는 그 짓을 왜 했나,
의심하게 만들고, 꿈이란 생각을
죽이려 잡은 멋들어진 내 꿈 속의 권총
꿈 속의 권총
내 꿈, 그 속의 권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