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타령

김주리
앨범 : 김주리 판소리 다섯마당 - 춘향가

“이애가 점점 미치는구나. 내 비록 미천하나 기안 착명한 일 없고, 여염집 아이로서 초면 남자 전갈 듣고 따라가기 만무하니, 너나 어서 건너가거라.” “춘향이, 오늘 이 기회가 시호시호부재래라. 낭군을 얻을라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을 것이지, 시골 무지랭이를 얻을랑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 “아먼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라 하는 것이 산세 따러 나는 법이여 내 이를 테니 들어보아라.”
“산세를 이를게 네 들어라, 산세를 이를게 네 들어.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허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허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 있고, 경기도로 올라 한양터 보면 경운동 높고 백운대 떴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삼각산이 떨어져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이라. 양반 근본을 니 들어라, 부원군 대감이 당신 외삼촌이요, 이조 판서가 동성 조부님이요 시직 남원부사 당신 어르신이라. 니가 만일 아니 가면 내일 아침 조사 끝에 너의 노모를 잡어다, 책방 단장 아래 난장 형벌에, 주릿대 방맹이, 굵은 뼈 부러지고 잔 뼈 으스러져, 얼게미 체궁기 진가루 새듯 아조 살살 샐 것이니, 갈라거든 가고 말라면 말아, 떨떠리고 나는 간다.”
허고 방자 돌아가니 춘향이가 잠깐 절렸던가 보더라, “글쎄, 방자야. 꽃이 어찌 나비를 찾아 갈 수 있단 말이냐? 너나 어서 건너가 도련님 전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 여쭈어라.” 방자 하릴없이 돌아오니 도련님 화가 나서, “내가 춘향을 데리고 오라 허였지, 언제 쫓고 오라더냐?” “금매 쫓기는 누가 쫓아요? 그랑게 소인놈이 안 간다고 안 간다고 헌께 도련님이 가라고 가라고 하시더니, 춘향이가 욕만 담뿍 헙디다.” “아니, 춘향이가 무슨 욕을 허드란 말이냐?” “거 뭐시냐, 안주에다가 접시에다가 잡수시고, 해수병 걸리랍디다.” “안주에 접시라.”
“안수해 접수화라”
“이애, 방자야 거 혹시 춘향이가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 아니허드냐?” “아 맞습니다요 도련님 근데 그게 무슨 욕이다요?” “그게 욕이 아니라 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 나비는 꽃을 찾는다. 그러니 날더러 저를 찾아오라는 뜻이니라. 방자야, 오늘 퇴령 후에 춘향 집을 찾아갈 것이니 춘향집이 어디인지 좀 가르쳐다오.” 방자 좋아라고 손을 들어 춘향 집을 가리키는디,
“저 건너 저 건너 춘향 집 보이난디, 양양은 향풍이요, 점점 찾어 들어가면 기화요초난 선경을 가리우고 나무 나무 앉은 새는 호사를 자랑헌다. 옥동도화만수춘은 유랑으 심은 것과 현도관이 분명허고, 형형색색 화초들은 이행이 대로우허고, 문 앞의 세류지난 유사무사양류사요, 들쭉, 측백, 전나무는 휘휘칭칭 얼크러져서 담장 밖의 솟아 있고, 수삼 층 화계 상으 모란, 작약, 영산홍이 첩첩이 쌓였난디, 송정 죽림 두 사이로 은근히 보이난 것이 저것이 춘향의 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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