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술제 적벽가 중 활쏘는 대목

정새하
앨범 : 박봉술제 적벽가 중 활쏘는 대목

그때여 주유는 일반문무 장대상에 모여 앉어
군병 조발을 예비헐 제
이 날 간간근야에 천색은 청명하고 미풍이 부동커날
주유 노숙 다려 물어 왈
"공명이 나를 속였다! 융동 때에 동남풍이 있을쏘냐?"
노숙이 대답허되
"제 생각에는 아니 속일 사람인 듯 하여이다"
"어찌 아니 속일 줄을 아느뇨?"
"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또한 군자라
그런 군자영웅이 이러한 대사에 거짓말로
남을 어찌 속일리가 있으리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사이다"
말이 맞지 못하야
이 날 밤 삼경시에 바람이 차차 일어난다
뜻밖에 광풍이 우루루루
풍성이 요란커늘 주유 급히 장대상에
퉁퉁 내려 깃발을 바라보니
청룡주작 양기각이 백호현무를 응하야
서북으로 펄펄
삽시간에 동남대풍이 일어 기각이 와지끈
움죽 움죽 기폭판도 따그르르르르
천둥같이 일어나니
주유가 이 모양을 보더니
간담이 뚝 떨어지는지라
'이 사람의 탈조화는 귀신도 난측이라
만일 오래 두어서는 동오에 화근이매
죽여 후환을 면하리라'
서성 정봉을 불러 은근히 분부허되
"너희 수륙으로 나누어 남병산 올라가서
제갈량을 만나거든 장단을 묻지 말고
공명의 상투 잡고 드는 칼로 목을 얼른 쏴악
미명에 당도허라
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군자라
죽이기는 아까우나 그대로 살려 두어서는
장차 유환이니 명심불망하라!"
서성은 배를 타고 정봉은 말을 놓아
남병산 높은 봉을 나는 듯이 올라가
사면을 살펴보니 공명은 간디 없고
집기장사에 당풍립하야 끈 떨어진 차일 장막
동남풍에 펄렁펄렁
기 잡은 군사들은 여기저기가 이만허고 서 있거날
"이놈! 군사야"
"예"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저 군사 여짜오되
"바람을 얻은 후 머리 풀고 발 벗고 이 너머로 가더이다"
두 장수 분을 내어
"그러면 그렇지 지재 차산중이여든
종천강허며 종지출 헐따 지가 어디로 도망을 갈까"
단하로 쫓아가니 만경창파 너른 바다
물결은 흉흉헌디 공명의 내거종적 무거처여늘
수졸을 불러 "이놈! 수졸아" "예"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아니 수졸등은 공명은 모르오나
차일인묘시 강안의 매인 배 양양 강수 맑은물에
고기낚는 어선배 십리장강 벽파상 왕래허던 거룻배
동강의 칠리탄 엄자릉의 낚시배
오호상연월 속에 범상공 가는 밴지 만단 의심을 허였더니
뜻밖에 어떤 사람 머리 풀고 발 벗고
창황분주 내려와 선미에 다다르매
그 배 안에서 일원대장이 우뚝 나서는디
한번 보매 두 번 보기가 엄숙한 장수
선미에 퉁퉁 내려 절하며 읍을 치며
둘이 귀를 대고 무엇이라고 소근소근
고개를 까딱까딱 입을 쫑긋쫑긋 허더니
그 배를 급히 잡어타고 상류로 가더이다"
"옳다 그것이 공명이다" 날랜 배를 잡어타고
"이놈, 사공아!" "예"
"이 배를 빨리 저어 공명 탄 배를 잡어야 망정
만일에 못 잡으면 이내 장창 드는 칼로
네목을 땡그렁 베어 이 물에 풍덩 들이치면
니 백골을 뉘 찾으랴"
사공들이 황겁하야
"여봐라 친구들아 우리가 까딱 잘 못 허다가는
오강의 고기밥이 되겠구나
열 두 친구야 치다리 잡고 돛을 달고 노를 저어라
어기야뒤야 어기야 어기야뒤여 어어어허
어어어허어기야 어허기야 어허기야"
은은히 떠들어 갈 제 오강 여울 떴는 배
흰 부채 뒤적뒤적 공명일시가 분명쿠나
서성이 크게 외쳐 "저기 가는 공명선생!
가지말고 게 머물러 나의 한 말 듣고가오"
공명이 하하 대소허며
"너의 도독 살해마음
내 이미 아는지라 후일보자고 회보하라"
서성 정봉 못 듣난 체 빨리 저어서 쫓아가며"
긴히 할 말 있사오니 게 잠깐 머무소서"
자룡이 분을 내어
"선생은 어찌 저런 범람한 놈들을 목전에다가 두오니까
소장의 한 살 끝에 저 놈의 배아지를 산적꿰듯 허오리다"
공명이 만류허되
"아니 그는 양국화친를 생각하야 죽이든 말으시고
놀래여서나 보내소서"
자룡이 분을 참고 선미에 우뚝 서서
"이 놈! 서성 정봉아
상산 조자룡을 아느냐 모르느냐,
우리나라 높은 선생 너희 나라 들어가
유공이 많았거든 은혜는 생각잖고 해코저 딸오느냐
너희를 죽여서 마땅허되 양국화친을 생각하야
죽이든 않거니와 나의 수단이나 네 보아라"
가는 배 머무르고 오는 배 바라보며
백보 안에가 드듯마듯 장궁철전을 맥여
비정 비팔허고 흉허 복실하야 대투를 숙이고
호무뼈 거들어 주먹이 터지게 줌통을 꽉 쥐고
삼지에 힘을 올려 궁현을 따르르르르
귀밑 아씩 정기일발 깍지손을 딱 떼니
번개같이 빠른 살이 해상으로 피르르르
서성 탄 배 돛대 덜컥 돛대 와지끈 물에 가 풍
오든 배 가로재쳐 물결이 뒤채여 소슬 광풍에 뱃머리
빙빙빙빙빙 워리렁 출렁 뒤둥그러져
본국으로 떠나간다
자룡의 거동 보아라 의기 등등하야
활 든 팔 내리고 깍지손 올려 허리 짚고
웅성으로 호령허되"
이 놈들! 당양 장판교 싸움에
아두를 품에 품고 필마단창으로 위국적벽
십만대병을 한칼에 무찌르던 상산 조자룡이란
명망도 못들었느냐! 너희를 죽일 것이로되
우리 선생 명령하에 너희를 산적 주검을 못 시키는구나
어허 분한지고! 사공아!
"예"
"돛 달고 노 저어라!"
순풍에 돛을 달고 도용도용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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