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가 날린다
왜 봄이 왔는가
누가 오늘을 봄이라 말하는가
석면가루가 날린다
돌덩이를 잡수시는 포크레인이 요란하다
꽝꽝꽝 꽈광꽝꽈광 꽈광꽈광 꽈광꽝꽈광
누가 오늘을 봄이라 말할 수 있는가
내 한평생 살던 터는 헐값으로 빼앗기고
새 터전이 들어온다며 갈 곳 없는 나를 뒤흔든다
누가 오늘을 봄이라며
내 살 곳을 침탈하는가
새 하늘 새 땅에 나의 봄은 없는가
꽃가루가 날린다
왜 봄이 왔는가
누가 이곳이 봄이라 말하는가
꽃가루가 날린다
이곳은 봄인게다
저들은 감히 날 빼놓고 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