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 김무림

읽어주는 그림동화
앨범 : 코딱지 비밀클럽 2
작사 : 심은실
작곡 : Mate Chocolate
짝꿍이 바뀐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어.
수요일엔 4학년 전체가
‘드림 동물원’으로 현장 체험을 다녀왔고
오늘 국어 시간에는
현장 체험 학습 보고서를
발표하기로 했어.
다들 짧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아
보고서를 발표했어.
많은 아이가 그날 봤던
사나운 암컷 사자를
가장 기억에 남는 동물로 꼽았어.
다운이도 마찬가지였지.
그렇게 화가 난 사자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어.
엄마, 아빠랑 ‘드림 동물원’엔
여러 번 다녀왔지만,
매번 사자들은 쿨쿨 자고 있기 일쑤였지.
그런데 현장 체험 학습 날의
암사자는 낯선 모습으로
으르렁대고 있었어.
그러니 모두에게 기억에
남을만했던 거야.
다운이도 순조롭게
체험 학습 보고서 발표를 마쳤고,
다음은 짝꿍인 무림이 차례야.
“자, 다음은 김무림.
앞으로 나와서 발표해 보자.”
선생님께 이름이 불리자,
무림이는 긴장하기 시작했어.
무림이는 아랫입술을 질근질근 깨물면서
교탁 앞까지 잘 걸어가더니,
친구들 얼굴을 곧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어.
“저의…. 저의…. 체.. 체험 학습 보고서...
보고서를 발표하겠습니다. 딸꾹, 딸꾹.”
무림이는 겨우 발표를 시작하나 했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딸꾹질을 시작했어.
많이 긴장한 모양이야.
“저, 저는……. 딸꾹.”
“저… 딸꾹딸꾹…….”
무림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딸꾹질을 시작했어.
곧장 울음보가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담임선생님을 쳐다봤어.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무림이는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
“무림아,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시작해 볼래?”
선생님은 무림이에게 물을 건넸어.
무림이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지만,
딸꾹질이 멈추지 않았고
결국 발표를 끝내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왔어.
다운이는 그런 무림이를 보며
일 년 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어.
발표할 때만 되면 긴장을 했던
자신의 모습과 긴장을 푸느라
코를 파다가 수업 중에 코피까지 났던 사건은
잊을 수가 없었지.
그때, 코피를 닦고
억지로 한 번 해본 발표 덕분에
다운이는 더 이상 발표를 하거나
친구들 앞에 서는 게
두렵지 않게 되었지.
무림이가 예전의 다운이 모습을
너무 닮아 있어서
다운이는 처음으로 무림이가
가엽게 느껴졌어.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 무림이를
한참 지켜보며 기다렸어.
무림이는 국어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평소에 다운이는 무림이가
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오늘만큼은 무림이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다운이는 가장 긴 손가락 세 개를 모아
무림이 등을 살살 두드렸어.
무림이는 한참 동안 반응이 없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어.
“무림아, 괜찮아?”
다운이는 무림이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어.
“응. 이제 괜찮다.”
괜찮다고 말하는 무림이의 얼굴이
어쩐지 슬퍼 보였어.
“나도 3학년 때까지 발표하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었는데,
코피 한번 쏟고 나서는
이제 하나도 안 무서워. 큭큭.”
다운이는 무림이를 웃게 해 주려고
코피 이야기를 꺼냈어.
“뭐? 코피? 발표하는데
왜 코피가 나는데? 킥킥”
무림이도 드디어 웃기 시작했어.
다운이 작전은 성공이야.
“그런 게 있어. 큭큭.
궁금하면 이따 끝나고 같이 놀자.”
다운이가 같이 놀자는 말에
무림이는 발표를 실패한 것도,
딸꾹질이 멈추지 않았던 것도
모두 잊고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흐흐, 그래.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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