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떠나더라도 괜찮게끔 유서를
작성하고 있지
오로지 그런 이유지
내가 전해야 할 말들이 참
많이 있지
여러 이야기의 내용들이
친구들아 너희는 아직 인생을 덜
살았단다
그리고 나도 가야할 길이 남았는데
참 힘들구나
서른 해 넘어
산다는 거
내게 있어서는 너무 긴 시간이고
내 정신력은 이미 예전에 다 바닥이
나버린 채 기어다니듯 간신히
앞으로 갈뿐이고
간신히
간신히
앞으로
갈
뿐이고
그래
그 끝에
뭐가 있을런지
모른 채
비척거리며
여정을
준비해왔고
마무리를 늘
바라고 있는데
주어진 삶
받아버린 삶에 대하여
나는 과연 희망을 노래하는가
나는 과연
나는
어떤 결론을 맺을 것인가
죽는 날까지 아무도 모르겠지 그래
지루한
말
지루한
말
아무 말이나
내뱉었던게 언제였을까
사시사철을 몇 번 넘어야
그 날에 닿을런가
사시사철을
대체
몇 번 지나서 여기에 왔을까
기억이 잘
나질 않네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자꾸만
하게 되는구나 한 가지 일에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고 그냥
내뱉는대로 아무런 말이나
하고 또 하고
헛소리 개소리 그런 종류의 안에
들어가는 소음을 말로써 내뱉고
얹어질 음악도 그리 정교하지
않으며 그저 먼 어딘가를 바라
보는데 여기는 어디이고 너는
누구인가에 대해 계속
계속 내속에서 들끓는 물음을
삼키며
오늘도 음악을 한다
오늘도 음악을 해
이게
음악이냐는 질문은
받지 않고 그저 해
뜰 때를 바란다 바깥
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어딜
향해 가는가 무엇을 바라
보는가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
라면 언젠가 꾸었던 꿈들이 다
생각이 나지 그래 다 대충
해서 적당히 내는 거야 이 싱글도
글도 뭐 그렇지
힘 빼고 하는 게 아니면 무엇도
할 수 없다니까 그래
사람들은 늘 내게 질문을
하고 시간을 빼앗고자 열심을
다 하지 그래 뭐 시간을
빼앗는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 그저 방구석에서 글을 계속
써나가는 것만이 내 할 일이란 걸
분명히 주지 시켜주어야 하겠지
이 사람 저 사람
요 사람 조 사람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의 할 일들을
갖고들 있지
인생이라는 게 그리 막혀 있는 것만은
아닌데 알아주지 못하는 게 참
두렵구나 그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 내겐
참 그래 가장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어
스승을 잃어버린
또 다른 잃어버림도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어
계셨더라면
알아줬을까
뭐 그래 내 글에 대해
알아주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신뢰감에 의해
나는 참 그렇게 편하게
글을 써왔었는데
십 대 때의 이야기이고
이십 대 때의 이야기이지
나는 왜 그렇게 힘든 길만을
골라 왔을까 잘 모르겠네
그래 뭐
어쩌면 힘든 길이었기에
목숨을 부지했을지도 모르지
내 정신은
언제 죽었나
몇 번의 죽음을 넘어
지금 이 자리에 닿았는지 알 수 없구나
그저 끄적끄적 긁적이며
글을 적어 내려가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소중하구나
대한민국에 글을 아는 사람이 없는가
소리쳐본다 난 또 오늘도 말이지
음악을 아는 이는 없는가
고함을 질러본다 난 또 오늘도 말이지
글과 음악은 결국 하나이지 안 그래?
사람의 말에 멜로디가 있는 이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래 참
난 여러가지
말들을
외설인 것 마냥 가려왔지만
그것들 중 외설이 아닌
지식들이 참 많다네
그것들을 풀어내는 게 내 일 이라지
그래 오늘은 참 어려운 하루였어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내 삶에 대한 이야기야
하루에 대한 이야기
하루를 간신히 살아내면
일주일을 살 수 있고
일주일을 간신히 살아내면
또 그 다음 날을 바라보니
결국 한달을, 일년을 살아가는 것 아니겠어
지금은 마음이 많이 아파
정신은 대체 몇 번이 죽었는지
모르겠어
내가 아는 일
할 줄 아는 건 뭐 그래
글을 적는 일 밖엔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