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 까지는 (시인: 이상)

정경애

♣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모란꽃에 대한 강한 애착과 집념이 이 시를 이끌어 가고 있다.“찬란한 슬픔”은 찬란할 정도로 아름답게 승화된 그런 슬픔을 의미한다. 모란꽃은 읽는 이에 따라 조국광복으로 또는 꽃 그 자체로도 해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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