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제스(Jass)

기억의 끝자락에서 또 다시 걷는다
힘없이 쳐진 옷깃을 다시 또 여민다
무뎌진 내 머리 속에 굳어진 당신을 바라보면
차가운 말투는 여전히 또 겁이나
감정의 대립 선을 끝을 본 결과
대책 없이 눌러버린 욕심이란 죄가
이렇게 한없이 또 구겨져야 하는가
헤진 가슴은 도대체 아물기는 하는가
냉기마저 사라지게 한 당신의 입술
추억 속에 드리워진 상처 위에 구슬
조각바람이 되어 먼지처럼 흩날리네
그림자마저 멀어져서 곁에 둘 수가 없네
덧나는 상처엔 피 같은 눈물이 흐르고
래야  수 없는 딱쟁이 처럼 번저간다
장잣처럼 타올랏던 사나이 가슴에
이슬한방울이 비처럼 무섭게 다가온다

홀로된 마음뿐 남은 건 눈물자국뿐
시간을 뒤돌릴 수 있다는 한 잡념뿐
발등으로 떨어지는 깨어진 유리조각뿐
외로움 속에 멀어지는 멍한 이 기분

움켜진 주먹 속에 터진 눈물방울
헤아릴 수 없는 내 마음의 닻인 그물
씻겨 해도 낳지 않는 그대가 준 그늘
평소처럼 행동해도 달라지는 오늘
마주한 자리가 불편한 모습도 똑같아
커저가는 흉터가 마치 예전 그대 같아
어쩌면 내 옆에 있을지 모른단 착각에
오늘도 무심코 내 옆자릴 내어준다
비슷한 옷차림에 비슷한 그림자에
비슷한 성격처럼 다정했던 우리
많은 대화 위로 속에 커져갔던 사랑
끝이란 절벽아래로 추락하는 사람
처럼 감정이 끝없이 추락했었던 시절
표현이 서툴러 냉정했었던 나를 그저
용서할 순 없겟지만 그대 곁에 살께
다신 마주할 수 없는 그대 곁에 살께

홀로된 마음뿐 남은 건 눈물자국뿐
시간을 뒤돌릴 수 있다는 한 잡념뿐
발등으로 떨어지는 깨어진 유리조각뿐
외로움 속에 멀어지는 멍한 이 기분

걷는다 상처위를 걷는다
오늘도 무심코 그대 곁을 걷는다
닫힌다 길속에 문이 닫 힌다
그대를 향한 문이
내 맘속에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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