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붙이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젠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울 때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