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Rainy coffee (feat. 정문식)
어제 내린 것 같은 커피
문득 낯설은 가게
아무 표정도 없는 사람들
두 손에 들려진
하얀 머그잔 속에 출렁대던 우리의 추억들 넘쳐
니 입술을 타고 내 귓가를 돌아 가슴에 쏟아지네
흐르는 커피에 놀란 내가 사람들 속을 헤매고
그렇게 넌 차갑게 넌 내 가슴을 식혀주나
아린 손끝에 아픈 기억은 무심히 떨어져
깨진 머그잔 속 시리게 빛나는 니 얼굴을 지우네
상관 없던 사람들의 낯선 미소가 나를 깨우고
어느새 넌 없던 듯이 휩쓸리듯 치워지네
모두 끝난 후에 왔던 그대 뒤늦은 전화도 이젠
미친 것처럼 소릴 지르던 그날의 우리들도
지워지지 않는 지겨운 낡은 얼룩들처럼 남아
씻어내고 닦아내도 그대로 묻어있네
커피를 버리고 소매를 걷으면 잊을 수 있을까
탁자 위에 흘린 물방울들처럼 널 지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