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자기전에 동화책 하나만 읽어줘
18살짜리가 무슨 아기처럼 그래
아 하나만 ~
알았어 알았어 그럼 오늘은 뭘 읽어줄까?
아 이게 좋겠다~
뭐?
그림자를 사랑한 아기 쥐.
우아~ 재밌겠다.
아아 음음 아빠 목소리 좋아 ?
당연하지~
알았어 ~
빨리 읽어줘 빨리
잘 들어봐~
어느 한 시골집 마구간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아기 쥐가 있었대
아기 쥐는 언제나 곡물이나 쌀을 먹으면서
너무 지루한 삶을 혼자 외롭게 살고 있었대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밖으로 나갔는데 마침
날아가는 무당벌레는 내 스타일 따뜻한 햇살
그 아래 해바라기와 민들레가 말해
"쥐야 안녕 무서운 새들이 있으니까 조심해"
"땡큐~ 찍찍"
아기 쥐는 바람을 향해서 일어났대
"아 시원해"
근데 무언가 발아래에서 꿈틀거렸대
"어? 뭐지"
그건 아기 쥐의 그림자였대
그저 말없이 따라 움직이는 그림자였대
"너 이름이 뭐야?" 대답이 없었대
"너 이름이 뭐냐구!" 대답이 없었대
"너 나랑 친구할래?" 대답이 없었대
"좋아 친구하자 찍찍"
그렇게
아기 쥐와 그림자는 친구가 되었대
고민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주었대.
맛있는 치즈조각도 나눠줬어 "자 이거 먹어"
하지만 그림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오히려 아기 쥐는 그런 묵묵함에 더 반했고
의지할 수 있었대 바로 사랑한다 말했고
고민을 해결해줄 누군가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아기 쥐니까
그렇게 매일매일 그림자를 만나러
아기 쥐는 밖으로 나왔대 매일 아침을 기다려
비가 올 땐 맨날 먹던 맛난 치즈도 안 먹고 자리에
앉아 작은 두 손을 모아 기도했대. 너와 나
함께 있을 수 있게 비가 그치게 해달라고..
그렇게 아기 쥐는 깊은 사랑에 빠졌대
지루했던 삶에 행복이란 단어가 찾아왔대
그러던 어느 날 마구간에 있던 조랑말이 말했대
야 아기 쥐야~
응?
너 요즘 행복해 보인다(헤헤)뭐가 그렇게
좋길래 맨날 실실 거려 나도 좀 알자
나 사랑에 빠졌어
사랑? 와우 멋진데 누구랑? 메뚜기? 잠자리? 병아리? 토끼?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낮에 밖에 나가면
날 기다리고 있어 매일 데이트 하며 놀자면서
내가 좋나봐 말은 안하는데 계속 따라다녀
아 너 그림자를 얘기하는 건가보구나
어?? 그림자?
응 그건 그림자라 그래
어 그럼 너도 걔랑 아는 사이야? 우아 반갑다
근데 걔는 살아있는 게 아니야 음
말하자면 복잡하지만 그건 그냥 너야 (응?)
니가 움직이면 따라 움직이고 니가 숨을 쉬면
같이 숨을 쉬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 이 바보 (뭐야)
아무튼 걘 살아있는 게 아니야 사랑해선 안돼
그럴 리 없어 우린 정말 서로 사랑하고 있어!!
고민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다 들어주고
사랑한다 속삭여주고 내..내 손도 잡아줬어..
진짜야? 너 걔가 니 질문에 대답한 적 있어?(어?)
거봐 널 사랑하는데 왜 밤에는 안 나타나겠어?
그럴 리 없어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어
내가 외로워할 때 같이 울어주는 그녀 모습을 봤어
항상 날 꽉 안아주고 내 눈물을 항상 닦아주고
항상 내 옆에 있어주고 날 떠나지 않고 지켜줬어..
에휴.. 이런 큰일났구만..
증명할 거야 보여줄 거야.. 에잇..
야 이 밤에 어딜 나가 너 그러다
나쁜 새한테 잡아 먹혀 돌아와 야!
그렇게 아기 쥐는 뛰쳐 나가버렸대
아주 어둡고 조용한 밤에 부엉이만 울어댔대
두려웠지만 증명하고 싶었대 아기 쥐는.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사랑을..
나타나줘.. 어딨니.. 모습을 보여줘..
난 너로 인해 새로운 삶을 찾았어
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지금처럼
내 옆에만 내 곁에만 그렇게 있어주면 돼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게 남자 쥐들은
다 똑같다고 하지만 난 그러지 않을게 절대로
변하지도 않을게 평생 너만 생각하고
너만 바라볼게 나 그래서 이렇게 용기를 냈어
"부..부엉이다.. 나..나 ..무섭지 않..아..
..그녀가 나타날 때까지..나 여기 서 있을.."
내일이 오길 기다려봐요
그대와 함께 하는 날 상상하며
하염없이 하염없이 되풀이 되었던 외로움
이렇게 그대 인해 나는 행복함을 알게 됐죠
빛을 잃은 삶속에서 암흑 같은 꿈속에서
그대에게 내가 너무 많은걸 바랬었나요?
이렇게 그대만을 사랑하며 기다릴 꺼야
하루 종일 시간이 다 가도 너의 곁에 있을게
사랑해 나 그댈 위해서
모든 걸 줄 테니까 제발 내 곁에 있어
나 믿을게 의심치 않고 믿을게
스스로 지쳐버리지 않게 노력할게
사랑해 나 그댈 위해서
모든 걸 줄 테니까 제발 내 곁에 있어
미안해 너무나 미안해
내가 너의 오아시스가 되어줄게
사랑을 의심하면
그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오해와 함께 사랑이 시들어 버리는 거야
하지만 정작 상대편은 영문도 모른 채
사랑을 잃어가는거지
.. 사랑은 어려운거구나..
그렇지.. 짧은 인생 사랑할 땐 딴거 다 무시하고
사랑만 생각하면 되는 거야..
어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나 비밀 있었는데
어 뭔데 우리 애기?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와우 그래? 몇 살인데?
아빠!
하하.. 뭐라고~ 나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