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Y
어디부터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색하고 멋쩍게
굴기 싫어 준비했어 혹시
멋없게 보여도 이건 진심이야
꽤 오래동안 함께 하면서
가끔 그런 게 불만이었어 왜 넌 나만 보는건지
다른 사람들처럼 친구와의 모임을
자주 갖거나 즐거운 취미를 갖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바쁘게 지낼 수도 있는데
왜 멍청한 나만 보는 거야
저 밖엔 즐길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항상 자신보다 왜 날 먼저 생각하는거야
날 믿으라면서 난 다르다면서
다른 놈들과 다르게 하지 않은
평범했었던 내가 미안해
변덕스러운 내 성격탓에 힘들었을텐데 미안해
네 맑은 눈을 보면 거짓말을 할 수 없어
몇장의 편지만으로 그저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넌 여전히 같은 자리에
변함없이 서있는데
내가 해준 거라곤 상처주고
마음 아프게 한 것뿐이야
사실 나 지금 죽고 싶을 만큼 창피해
니 남자친구가 나라는 게
damn 미안하단 말은
왜 미안해 하나뿐인 거야 왜
이럴 때 할 수 있는 말이
왜 미안해 하나뿐인 거야 왜
난 눈이 멀었던 거야 남탓만 했었던 거야
난 나만 알았던 거야
넌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가볍게 던진 말에 행복하거나 마음 아파했어
난 그걸 왜 속이 좁다면서 유난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막말했지?
넌 매순간 내게 진심이었는데 말이지
다툴 때마다 별일 아닌 듯이 넘기려 했어
삐그덕 거리는 부위에 기름칠하듯이
그때마다 난 선물로 때우려했어
너의 맘을 더 보살펴야 했는데 난
내게 가장 소중한 건 너인데 난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지
우린 어디쯤 와있는 건지
그 작은 어깨로 날 기다렸던 거야
안으면 부서질 듯한 니가
고맙거나 미안해서가 아니라
이젠 너없인 내가 안된단 말이야
널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난
니 앞에 니 앞에 고갤 들기가 쉽지 않네
미안해 미안해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네
니 맘에 니 맘에 멋진 것만 주고 싶은데
머리속은 너로 가득한데
FROM. 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