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

그들은 우리 중 하날 잡아 뽑고
억지로 발가벗겨
입 속에다가 넣고
신나게 빨아먹고
날카롭고 커다란 이빨과
검고 추악한 혀로 잘 잘못
모두 싹 다 섞었지
멋대로 씹어대 침도 뱉고
찢고 째고 흠집도 내고 싶어 해
질겅대며 실컷 깨물어
저항해도 결국 허물어져
그리고 물러져 그럼 곧
그 녀석들은 날 꾹 눌러
전부 구겨 멋대로 꾸며 놓고는
서로 우쭐거려
부끄러운 곳은 물론
좁쌀만큼 작은 허점도 불어
허풍 들여 풍선처럼 부풀려
견디다 못해 터져버린 나
종잇장처럼 갈가리
찢겨진다 해도 남은 힘
다해서 뜯겨나간 만신창이
몸으로나마 그 입을 틀어막아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널 향한 진심어린 조언과 관심
건강한 비판 매번 말하지만은
넌 마냥 씹거나 겉만 핥지
어쩌다 삼키면
탈 날 것만 같이
그냥 다 자기 좋을 대로만
받아들이곤 낱낱이
모두를 파악한 양
비꼬는 거만한 심보
하지만 아직 몰라 넌
당장 입 속에 들어찬 아집도
봐 꼭 하는 짓마다 애처롭지
악독한 그 이빨과
세치 혀놀림으로
하루하루 침 바른 말 뿐인
남들 단물이나 빨 줄 아는 입
나를 이용해 구린내를 감추고
자기 때를 닦으려는 빈대들
꽉 무는 아가리로 날 누른다
할지라도 나 죽는 날까지
내 단물은 안 빠지네
하긴 그래서 약 오른
바보들은 이를 갈지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이미 우린 단지 심심풀이감
개미 무리 앞의 진딧물인 양
미친 듯이 빨리고 짓눌린 다음
싫증이 나면 버려질 뿐인 장난감
땅바닥에 다가 뱉어
날 납작하게 밟아대 또
온통 걷어차여 든 짙은 멍
벗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
온통 걷어차여 든 짙은 멍
벗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
온통 걷어차여 든 짙은 멍
벗어날 수 없는 깊은 수렁
그러나 난 두렵지 않아
드러운 바닥에 주저 앉아
날 즈려밟았던 무거운 발 다
끌어안아 부여잡아 두고 봐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난 껌처럼 찍혀 또 난 껌처럼
씹혀 난 껌처럼 찢겨도
난 껌처럼 질겨 난 껌
난 밟아댈수록 더더 단단해져
너가 하찮게 본 그 껌값이
얼만지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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