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닐숨

집 앞은 고요히 가라앉아 있는데
숙인 고개는 너를 보지 못하고
뱉어낸 말은 들리지 않았겠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밀어내고
저쪽 끝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위태롭지는 않기만을 바랐을 뿐
저 어딘가에 남은 기억같은 것은
놓고 싶지 않았던 따뜻함을
그리게 하곤 달아나지
잠들 수 없게끔
저 어딘가에 남은 기억같은 것은
놓고 싶지 않았던 따뜻함을
그리게 하곤 닿을 수 없게 달아나고
보이지 않는 흔적을 들춰 보려던
어리고 어리석은 나의 못난
이기심에 다치고만
너를 잡을 순 없어
멀리 가기를
집 앞은 고요히 가라앉아 있는데
숙인 고개는 너를 보지 못하고
뱉어낸 말은 들리지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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