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 가도 끝없는 터널 같아
주위를 둘러봐도
가진 건 내 몸뚱이 하나
가야지 가야지
미련 없이 떠나야지
가야지 가야지
남김없이 두고 가야지
내 삶은 마치 못과 망치
매 맞다 뽑힌 못과 같지
돈 몇 푼에 저당이 잡힌
생활은 만신창이
꼬깃꼬깃 모아둔 용역 페이
금세 여기저기 다 뜯기고 나니
내 지갑에는 한숨만이
살려고 기어오를수록
더 곤두박질치게 만들 뿐이지
형형색색들의 갑질
똥물을 기는 구더기 같이
오물 속 꿈은 모든 게 사치
네게 묻고 싶어 행복은
특혜가 아닌 권리란 말이
정말 맞니 허
때론 맞겠지
모든 희망이 절망 속으로
다 유실되는 건 아니니
그래서 더욱 더 바랬는지도 몰라
내 작은 소망의 날개가
더 이상 꺾이지 않고
온전하게 펴지길 말이지
근데 그거 알아
나의 외침엔 메아리가 없어
살고 싶어서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없어
니들은 몰라 세상에 농락당하는
기분 좆 같애
가난을 물려주기 싫은 내 맘도
너와 똑같애
가도 가도 끝없는 터널 같아
주위를 둘러봐도
가진 건 내 몸뚱이 하나
가야지 가야지
미련 없이 떠나야지
가야지 가야지
남김없이 두고 가야지
Hey 씨발년아
정신 차려 이 미친 년아
구역질 나 여기서 끝내
나도 이제는 지친 거야
다 같이 싹 뒤지는 거야
내일은 없어 활활 다
모든 걸 불태워 버릴 거야
이 좆 같은 가난과
난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어 알잖아
돈도 없는 넌 암이라구
말기암 환자 맞잖아
지금 항암치료 뭐
그딴 거를 기대해
너 뒤진다고 세상이
눈 하나 깜짝할 것 같애
뉴스 봤지 세모녀법
너 잘 들어
우리 세 가족 뒤지고 나야
생기는 거야 그런 건
전기장판은 냉골이고
수도 가스 다 끊겼어
보라고 못 먹어서 비쩍 골은
저 애를 보라고
눈깔 있으면 봐 봐
내게 뭐라고 말이라도 해봐
씨발 아니면 아니라고
왜 사람들이 돈 때문에
살인을 하는지 알 것 같애
그래 돈 앞에선
사람 목숨도 개값 돼
가도 가도 끝없는 터널 같아
주위를 둘러봐도
가진 건 내 몸뚱이 하나
가야지 가야지
미련 없이 떠나야지
가야지 가야지
남김없이 두고 가야지
그래 네 말 다 맞아
돈이 있어야 쌀도 사지
나도 네 맘 잘 알아
집이 있어야 애들도 살지
그걸 누가 몰라서 그래
이 병신 쪼다 같은 년아
매일을 개 같이 일해도
절대로 안 변할 거야 Fuck That
씨발 니들만 잊은 거 같애
또 낚였지
다 그만둘 거야 어디를 가든
이것보다는 낫겠지
세상은 대체 왜 내게만
인색한 건데 왜 대체 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난
행복해지면 안 돼
우리 아기 깼네 코 자자
아빠가 화 내서 미안
아빠가 지금 아파서 그래
아빠가 지지리 못나서 그래
다음에 태어나면 절대로
아빠 딸은 하지 마
부잣집에서 태어나
이게 너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가 될 테니까
부디 다음 생에는
건강하게 잘 살렴
니들은 몰라 세상에 농락당하는
기분 좆 같애
가난을 물려주기 싫은 내 맘도
너와 똑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