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내 number
신던 운동화는 컨버스
수도 꼭지에 입 대고 마시던 물
텀블러는 없었으므로
모든 게 세상을 담는 접시
내 손에 리듬이 닿으면
접신의 경지
모두 고등학교 때에
서로 경쟁하려 펜 잡어
난 그 광경마저 공책에다가
매일 남겨 놨고
가끔 낙서를 팔고
친구들의 탄성을 샀어
누군간 비교를 하고 이기려해도
기분 안 나뻤던 이유는
내 목표는 조금 더 먼 곳에
돈 내며 학교 다니는데
사서 뭔 고생
검소한 부모님께
못 배운건 돈 허세
이제 와서 보니 문섭이도 돈 버네
202 버스 창밖에 비쳐
따라 그린 선
첫 새학기 등교
유난히 그 날따라붐비던
파란색 버스 안에 울려 퍼지던
손석희의 시선 집중
라디오의 그 음악이 들리면
90 내 number
입던 운동복은 gray
여러 번 바뀐 정권 정치가 뭔데
오로지 아들 걱정 때문에
우리 부모님은 pray
돈 많이 벌려면 나 어디가면 돼
이런 질문들에
대답을 해 줄 수 없는
내 젊음
내 친구들의 태반은
그 꿈에 대한 해답을
아직 모른채로
배회하네 세상의 변화는
빨라지는 나잇살에 비례하고
대학은 말했지
너의 목표를 조금 더 먼 곳에
돈 내며 학교 다녔는데
사서 뭔 고생
겸손한 교수님께 배웠던건
영혼의 움직임
매일 그 순간들을 남겨 내
202 버스 창밖에 비쳐
따라 그린 선
첫 새학기 등교
유난히 그날따라 느리던
차가운 버스 안에 울려 퍼지던
손석희의 시선 집중
라디오의 그 음악이 끝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