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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그럴 줄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 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왔나? 내가 전일으 양반을 모시자니 자연히 범연헌 일, 부디 노여 생각 마소마는 그러나 무정허데. 집 문전으로 지내면서 과문불입이 웬일인가?

춘향 끌어내림 (골방의 수천통인) 모보경, 이상호

사령.” “예이” “저 년 잡어내려라.” [자진모리] 골방에 수청통인 우루루루루 달려나와, “네 요년 요망헌 년, 어떠허신 존전이라고 말 대답을 그리허고 살기를 바랠소냐? 사령,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벌떼 같은 군로사령 우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절 시절 연줄 감듯 휘휘 칭칭 감어쥐고 훨씬 너룬 동헌 뜰에 동댕이 쳐, “춘향 잡어 내렸소.”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영이 나니 군로 사령들이 춘향 집으로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산수 털 벙거지 남일 광단으 안올려 날랠 용자를 딱 붙이고 충충 충충 설렁 거리고 나간다. “아나, 였다. 김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거 누구가 걸리어?” “춘향이가 걸렸다.”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초저녁 잠 실컷 자고 일어나 도련님 드릴라고 밤참 음식을 준비헐 제,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낭자허니,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는구나. 싸움이 길면 이별 허기가 쉽느니라. 내가 가서 싸움을 말려줘야지.”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북문 안을 들어서니 서리 역졸이 문안커날 명일사 거행을 분부허시고 춘향 집을 찾어갈 제, 일락서산 황혼이되야 집집마다 밥 짓노라 저녁 연기 자욱하야 분별헐 길 전히 없다. 차즘차즘 찾어갈 제, 춘향 문전 당도허여 동정을 살펴보니, 그때여 춘향 어모는 후원에 단을 묻고 두 손 합장 무릎 꿇어 하나님 전에 축수를 허는디,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이 얘 춘향아,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밤이 깊다.”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과 춘향은 날이 갈수록 허물은 적어지고 정이 점점 깊어가니, 도련님이 춘향 보고 싶은 생각으로는 밤 낮 없이 춘향 집에 가 살고 싶지만 엄부시하라, 낮에 못 보는 걸로 오색당지 풍월화답 편지 왕복을 날만 새면 어찌 허던지 방자가 책방에 있을 겨를이 없고 춘향집 머슴아가 되었것다.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 데려감세. 좋은 수가 있네. 내일 내행 앞에 신주 요여가 올라갈 터이니 신주는 모셔내여 도포 소매 안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 속에 앉어가면 남들 보기에 요여속에 신주든 줄 알지 설마 춘향 든줄이야 알겠나?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질청의 상좌상존, 장청의 나리님네, 춘향 살려주오. 살인죄요, 강도죄요, 무슨 죄로 죽였소? 여보 사또!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켰소? 나도 마저 죽여주오.”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 “죽었구나. 죽었구나.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수형리가 수도안 올리니 어사또 보시고 옥에 갇힌 죄인들의 죄지경중을 헤아려 처견 방송 허신 후, “옥 죄인 춘향 올려라.” 영이 나니, [중모리] 사정이 옥쇄를 몰아들고 충충충 나가더니 용수 없이 잠긴 열쇠를 절그렁청 열 떠리며, “나오너라, 춘향아. 수의사또 출도후으 너를 올리라 영 나리시니 지체말고 나오너라.”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 무색허여 잡었든 손길을 시르르르르르 놓고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색 섞어 허는 말이, “ 몰랐소, 몰랐소, 도련님 속 몰랐소.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들으매 춘향모가 있다하니 춘향 에미를 불러라.” 사또께서 춘향모를 불러 세우고 청혼 말을 허는디, “네가 춘향모라지?” “예, 춘향에미올시다” “들으매 네 딸이 천하 일색이라는구나. 구관자제 수절을 한다하니 젊은 아이를 혼자 둔 것이 부당허지. 또한 내행이 없으니 저를 비단 별장으로만 알겠느냐?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 방에 앉고 보니, 숫사람이라 속이 울렁울렁 가슴이 두근두근 수인사 할 말이 콱 막혔지. 까딱하면 퇴 맞을까 자칫하면 수 빠질까, 무한히 생각고 허는 말이, “네 답서에 글 지어 보낸 것과 오다가 칠월편 읽는 소리를 들으니 아주 시전집일러구나.” 춘향이 대답허되, “밤 길고 잠 없어 읽기는 읽어도 뜻은 모르고 읽어요.”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몰랐다.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내가 평생 아니 다니던 집인디, 뜻밖으 들어가면 새수 없난 춘향 모친 ‘너 어찌 왔느냐?’ 묻거드면 무슨 말로 대답허리, 아니 가자 허니 도련님이 못 살겄고 가자니 난처로다.” 이 일 저 일 생각허여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향단이 마침 나오거날 방자 내렴으, “야, 이거 무슨 서기지망이 있을라나 부다.”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걸인이란 말을 듣더니 쫓으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허허 저 걸인아. 눈치없고 재치없고 야마리 빠진 저 걸인. 이 고을서 동냥을 허며 나의 소문을 못 들어. 칠십당년 늙은 년이 무남 독녀 외 딸 하나 옥중에다 넣어두고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동냥은 무슨 동냥. 동냥없네, 어서가소.” 어사또 이른 말, “내가 왔네. 허어, 자네가 나를 몰라?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양 두근 받어다 집 드려라.” 일변 신명을 내어 음식을 장만허며 해 지기를 기다리는디, 춘향보다 춘향모가 훨씬 더 기다리겄다. 그때여 도련님은 그날 밤에 다시오마 약속이 깊었는지라 해 저물어 퇴령 후에 춘향 집을 나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방자 영을 듣고 충 충충 충충 걸어 나가는디 마루 밑 청삽사리 컹컹 짖고 내달으니, 그때여 춘향 모친 치마 끈 졸라 매며 닫은 방문 툭 차 열고 우루루루루루루루 쫓아 나와, “네 요 개. 왜 이리 짖느냐? 워리 워리.” 방자 선뜻 나가거날 춘향모 질색허여, “아이고 저 도적 놈 왔구나. 네 이 도적놈.

신연행차 (신연맞이) ~ 청도 한쌍 홍문 한쌍 모보경, 이상호

키 큰 사령 청창옷 뒷채잽이가 힘을 주어 벌연 뒤 닿었네.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청패 배다리 아야 고개를 넘것구나.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사또님 대부인 수절이나 소녀 춘향 수절이나 수절은 일반인디 수절에도 상하가 있소? 사또도 국운이 불행허여 도적이 강성허면 두 임군을 섬기랴오?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위력 지사를 그리 마오.”

느린 기생점고 (행수기 월선이) 모보경, 이상호

새 사또 도임허면 의례히 육방 점고부터 허는 법인디, 이번 사또께서는 춘향 보기 급급허여, “호장, 듣거라. 육방 점고는 삼일 후로 미루고 기생 점고부터 하여라.” 영이 나니 노방청이 분요허고 호장이 엎드려 차례로 부르는디, [진양조] “행수기 월선이.” 월선이가 들어온다.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 “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 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엄지 발로 괴어놓고 춘향집을 가르치는디, [진양조] “저 건너 저 건너, 저어기 저어기 저 건너.”

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아무 말이 없이 대문 안을 들어서니, 그때여 춘향 어머니는 도련님 오시면 드리려고 밤참 음식을 장만허다 도련님 반겨보고 손뼉치고 일어서며, “허허, 우리 사위 오네 그려. 남도 사위가 이리 아질자질 어여쁜가? 밤마다 보건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사또 자제가 형제분만 되면 데릴사위 꼭 청허지.”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자룡 타고 월강허던 청총마나 가졌으면 즉시 한양을 가련마는 조그만헌 요 다리로 몇 밤 자고 가자느냐? 불쌍터라 춘향 각시.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자네들이 속 몰랐어.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 기가 맥혀, “아이고, 저것이 에미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아네 그려. 춘향아 정신 차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어머니, 밤늦은 디 어찌 외겼소?” “오냐 왔다. 이리 쪼끔 나오너라.”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삼문간을 당도허니 전후 좌우 나졸들이 춘향을 붙들고 들어가며, “춘향 현신이오.”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작년 오월 십오일으 나의 집을 나와겨서, 도련님은 저기 앉고 춘향 나는 여기 앉어 천지로 맹세허고 일월로 증인 삼어 상전이 벽해되고 벽해가 상전되도록 떠나 사지 마잤더니, 말경에 가실 제는 뚝 떼어 버리시니 이팔청춘 젊은 년이 독수공방을 어이 살으라고. 못 허지, 못 허여. 나를 두고는 못 가리다.”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진양조] “사랑 사랑 사랑아. 어화 둥둥 네가 사랑이지야. 삼오신정 달 밝은 밤. 무산 천봉 완월 사랑, 목락무변수여천으 창해 같이 깊은 사랑, 월하의 삼생연분 너고 나고 만난 사랑, 허물없다 부부 사랑. 이 연분 이 사랑이 비헐 곳이 전이 없구나. 생전 사랑이 이럴진대 사후 기약이 없겄느냐? 너 죽으면 나 못 살것다.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자탄으로 밤이 깊어 비몽사몽 간으 도련님이 오시는디 가시던 그 맵시로 청사도복 홍띠띠고 만석당혜 끌면서 충 충 충 들어오더니 춘향 방문 고리잡고 지긋지긋 흔들며, “춘향아, 잠 자느냐? 왔다. 문 열어라.” 이 삼차 부르되 대답이 없으니 도련님이 돌아서 발 구르며, “계집이라 허는 것이 무정한 것이로구나.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부드럽고 곱든 손길이 피골이 상연쿠나.” “나는 이게 죄요만은, 서방님은 웬일이요?” “나도 역시 팔자로다.” “서방님을 잠시라도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느니다.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화계으 배회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쌍송 아래 은신허여 도련님 오시는 거동을 보고 반겨 나와 모시고 들어가 춘향 방문 가만히 열고,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그 우의 어떤 부인 이상헌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 무슨 쪽지 내어주시며,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 “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어사또 내려오시다 방자 허는 소리를 들으시고, “저놈이 앞에서 수 년 거행허던 방자 놈이 분명한데 저놈의 천성이 방정 맞은 놈인지라 본색을 알게 되면 누설이 될 것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 이 얘! 저기 가는 놈아! 여봐라! 이 얘!” “당신이 날 불렀소?” “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 “뭣 헐라고 불렀소?”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건은 원코 형코 이코 정코 춘향코 코 한테 대면 좋코좋코좋코좋코” 방자 듣다, “도련님, 그게 무슨 책이오?” “이게 주역이다.” “그 어디 주역이오? 코 책이지. 그 책 속으 코 많소. 그 흔한 코 밑에 소인 놈 코도 좀 넣어주시오.” “에라 이놈, 네 코는 상놈의 코라 이 코에 범치 못 한다. 사력 들여오너라.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형리가 다짐을 쓴 연후에 “춘향 다짐내에 사연 분부 모아라. 여의신의 창가소부로 조종 관장지 엄령허고 발악 거역 허였으며, 신위 천기로 자칭 정절이 죄당만사라. 즉위 타살허여 이일증백 허리니 너 죽노라 한을 마라.” 다짐 끝에 흰 백지를 급창 불러 던져주며, “다짐 받어 올려라.”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어사또 이 말 듣더니 운봉에게 넌지시 허는 말이, “여보시오 운봉 영장, 나도 부모님 덕택에 천자권이나 읽었으니 먼저 짓겟소. 거 지필묵 좀 빌려주시오.” 운봉이 통인을 불러, “네 이 양반께 지필연 올려라.” 어사또 지필연 받아 일필휘지하야 선뜻 지어 운봉 주며, “변변치 못하니 운봉 혼자 보시오.”

자진 사랑가 2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노는디, [중중모리] “둥둥 사랑, 이리 보아도 사랑, 저리 보아도 사랑. 양귀비를 업은 듯 서시 달기를 업은 듯 이반 온미를 업은 듯, 천하일색의 사랑, 만고절색의 사랑. 사랑 애자로 놀아보자.

자진 사랑가 3 모보경, 이상호

“내가 너 업듯이 업으라는게 아니라 네 양 어깨에다 두 팔을 들어 얹고 너 다니는 대로 징검징검 따라다니면 되지 않겠니?” 춘향이가 할 수 없이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부끄러워 서방님 소리는 못허고 ‘방’자는 빼 버리고 ‘서’자만 부르며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 내서, 둥둥 내서.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남원 땅 백성들은 명관을 잃사오니 원통타 하려니와 댁으로는 경사온디 이런 경사에 춤추기는 새로이 이렇게 울음을 우시니 댁 문중에는 이런 경사에 한 바탕씩 우시는 전례가 있소? 오오, 내가 도련님 따라 안 갈까 히서 그러시오?

농부가 1 ~ 농부가 2 모보경, 이상호

여보시오 농부네들, 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보소. 천리건곤 태평시에 도덕 높은 우리 성군, 강구미복 동요 듣든 요 임군 성덕이라. 어이여어 어허여루 상사뒤여. 어럴럴럴럴 상사뒤여. 여보시오 농부네들, 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요.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오늘 마침 동헌에 들어가니, 사또께서 공사 없이 홀로 앉어 벼르기를 너를 이제 불러들여 굳이 허락을 아니허면 아주 박살 헌다기에 듣기 민망허여 이제 와서 허는 말이니, 마음을 강작허여 나와 같이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