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고모령

남진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올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오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오던 그날밤이 그리웁고나

맨드라미 피고 지고 몇해이던가
물방앗간 뒷전에서 맺은 사랑아
어이해서 못잊느냐 망향초 신세
비내리던 고모령을 언제 넘느냐

눈물어린 인생 고개 몇고개이드냐
장명등이 깜박이던 주막 집에서
손바닥에 그린하소 졸아가면서
오늘밤도 불러본다 망향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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