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그저 떠돌다 가는 구름이면
되돌아 가는 그 바람결에
문득 실려 나 또한 돌아가리라
다시 한번 어린 아이로 태어나
저 파란 하늘에 종이 연을 날리고
바퀴 달린 신을 신고
지나간 시간들을 다시 달려 오리라
비 개인 들 풀잎 사이 스치는 바람도 만나고
대지에 뿌리는 햇살, 살아 숨 쉬는
그 모든 것들로 만나리라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그저 떠돌다 가는 구름이면
언제라도 떠나가도 좋겠네
거기 저 그리운 날들이 있으니
다시 한번 어린 아이로 태어나
저 파란 하늘에 종이 연을 날리고
바퀴 달린 신을 신고
지나간 시간들을 다시 달려 오리라
돌아오는 길목에서 저 많은 사람들 사이
나 그대 다시 만나고
그 좋은 시절도 다시 만나리라
모든 시련은 바람결에 지우고
우리 함께 떠난대도 좋겠네
바람은 지금도 불어오고
거기 저 그리운 날들이 있으니
(1984년 5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