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빛깔에 늦은 가을하늘
너의 하얀 두 뺨도 조금씩 그 빛으로 물이 들지
겨울을 지나, 벛꽃들도 다 져버리고
그렇게 네가 좋아하는 여름을 지나
이제 두번째 가을인데도,
나는 아직도 말하지 못한 채로
한마디 그저 한마디 뿐인것을
너를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만을
너에게 끝내 말하지 못하고 있는 건
이토록 너를 사랑하고 있기에
이따금 너의 얼굴이 어두워질 때는
그 사람의 무심한 태도에 상처받은 날이지
그럴 때마다 속마음과는 다른 말들로
힘없이 고개 숙인 널 위로하고 있지
눈물이 맺힌 너의 그 작은 얼굴을
그저 힘껏 안아주고 싶었지만...
들썩이는 작은 어깨로 두 손으로 토닥이며
어색한 피스 사인을 하곤 기운을 내라고
애써 너에게 웃었지
한마디 그저 한마디 뿐인것을
너를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만을
너에게 끝내 말하지 못하고 있는 건
이토록 너를 사랑하고 있기에
그저 언제나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난 지켜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