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가 1

조상현

춘  향: (아니리) 사또는 양반이라 예절을 아시지요. 예절부녀 겁탈함이 위인부모도리절차 적당하다 하오리까 회절하라는 부정남자 절치부심 하다이다.
사  또: (아니리) 이년 잡아 내려라!
도  창: (휘몰이) 골방으 수청 통인 우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으 머리채를 두루루루 감아쥐고, 급창! 예이! 춘향 잡아 내리랍신다! 예이!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예이! 뜰밑아래 두 줄 사령 벌떼같이 달려들어 머리채를 상전 시정연줄 감듯 팔보대상비단감듯, 사월 팔일 등대 감듯, 오월 단오날 그네줄 감듯, 휘휘 칭칭 감아 쥐고 중계 아래 끌면서 훨씬 너른 동헌 뜰에 동댕이쳐 엎드리고, 춘향 잡어 들였소!
사  또: (아니리) 형리 불러 들여라
형  리: (형리, 대령이오!)
형  리: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다짐 사연 분부 뵈어라. 살등 너의등이 창가소부로, 부종관장지엄령하고 능욕존전허니, 죄당만사라. 어서 다짐사연 뵈어라.
도  창: (아니리) 춘향이 붓대 들고 벌벌벌벌 떠는듸,
춘  향: (창조) 내가 죽기가 서러워 떠는 것도 아니요, 사또가 무서워 떠는 것도 아니요. 칠십 당년 늙은 모와 한양계신 서방님을 못보고 죽을 일을 생각허여
도  창: (진양조) 일신수족을 벌렁벌렁 떨더니 한 일자, 마음 심자로 지르르 끗고 붓대를 땅에 다가 내던지더니마는 요만 허고 앉었구나.
도  창: (아니리) 급창이 다짐장을 올렸겄다.
사  또: (아니리) 그년, 흉악한 악물의 딸년이로구나. 동틀들어 의법허라.
도  창: (아니리) 춘향이 연연약질을 높은 동틀 위에다 덩그렇게 올려매고, 왜목을 얼른 가리고 바지가래 훨씬 추켜 동틀 다리 아룰러 단단히 동인 후에,
사  또: (아니리) 집장사령, 분부 뵈어라
사  령: (아니리) 예이!
사  또: (아니리) 일호 사정을 두었다가는 주장대로 찌를 테니 각별히 매우 쳐라.
사  령: (아니리) 예이! 엄령지하에 요망한 년을 무슨 사정 두로리까? 당장에 벼를 빼올리리다.
도  창: (세마치) 집장 사령 거동을 보아라. 별형장한아람을 덤쓱 안아다가 동틀 밑에다 좌르르르르, 형장을 고르는구나. 이놈도 잡고 느끈능청, 저놈도 잡고 느끈능청, 그 중으 손잽이 좋은놈 골라잡고 갓을 숙여 대상을 가리고, 사또 보는 데는 어령이 지엄하니 춘향을 보고 속말을 헌다.
사  령: (세마치) 이 애 춘향아. 한두개만 견디어라. 내 솜씨로 살려주마. 꼼짝 꼼짝 마라. 뼈 부러지리라
사  또: (세마치) 매우 쳐라!
사  령: (세마치) 예이!
도  창: (세마치) 딱 부러진 형장 가지는 공중으로 피르르르르르르 동틀 밑에 가 떨어지고 동틀 우으 춘향이느 아프단 말을 도시 싫어 아니허고 고개만 빙빙 두루면서.
춘  향: (세마치) 일자고 아뢰리다. 일편단심 먹은 마음 일부종사러랴는듸. 일시각에 변하리가 가망없고 못하지요.
사  또: (세마치) 매우 쳐라
사  령: (세마치) 예이!
도  창: (세마치) 딱. 둘이요
춘  향: (세마치) 이자로 아뢰리다. 이비 사적 알았거든 두 낭군을 섬기리까? 가망없고 무가네요!
사  또: (세마치) 매우쳐라
사  령: (예이) 삼생가악맺은 마음, 삼종지법 알았거던 삼월호로 아지마오. 어서 바삐 죽여 주오.
사  또: (세마치) 매우쳐라
사  령: 예이
춘  향: (세마치) 사대부 사또님이 사기사를 모르시오? 사지를 쫙쫙 찢어 사대문으 걸쳤어도 가망없고 무가내요.
사  또: (세마치) 매우쳐라
사  령: 예이
춘  향: (세마치) 오마로 오신 사또 오륜을 밝히시오. 오매불망 우리 낭군 잊을 가망이 전혀 없소.
사  또: (세마치) 매우쳐라
사  령: 예이
춘  향: (세마치) 오장 육부가 일반인듸, 육북으 맺힌 마음 육시 허여도 무가내요.
사  또: (세마치) 매우쳐라
사  령: 예이
춘  향: (세마치) 칠척검 높이 들어 칠대마두으 동갈러도 가망 없고 무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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