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오늘도 벌써 두시 반
한참동안 뒤척이다 일어난 오후
식구들 따가운 시선 부담스러 나선 길 위엔
여기저기 피어있는 하얀 작은꽃
그 언젠가 둘이서 거닐던 그 길
그 날처럼 희미한 노란 가로등
모퉁이 조그만 카페 지나버린 우리의 추억
이젠 다른 모습과 다른 연인들
다정하던 우리들 처럼 마주않은 연인들 모습에 웃고 있는 나
혼자걷는 지금은 너의 웃음 소리만 내 귓가에 아직 남아 있는데
화려한 네온들과 많은 사람들 속을 외로이 걷고 있는 나
어디선가 다정히 날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면 같은 이름 꼬마 애
담배연기 구름 사이로 나를 따라 흐르는 외로운 둥근 보름달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불러보는 맘속 깊이 간직해 둔 너의 이름
헤메이다 집앞에 다다른 새벽 밤새도록 켜놓은 현관 백열등
아무도 몰래 조용히 들어온 나를 반기는
별이 달린 액자 속의 너의 얼굴
그때처럼 나를 보며 웃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