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제공: 이중훈
(진양조) 비나니다, 비나니다. 형님주전 비나니다. 쌀이 되면 한 말만 주고, 돈이 되면, 닷냥만 주고, 벼가 되면 서 말만 주옵시고, 보리가 되면 닷 말만 주옵소서. 그도 저도 못하거든 찬 밥이나 한 술 주오. 찬 밥도 못허거든 찌경이나 몽근져나 양단간에 주옵시면, 싫건 굶어 죽을 자식, 구원하여 살려내며, 품을 판들 공을 허며, 일을 헌들 공허리까. 형님주전의 살려주오.
(아니리) 놀보가 이 말 듣더니, 응, 네가 그렇다니 보리나 몇 말 타 갈라느냐? 아이고, 형님 보리는 곡식이 아니오리까. 댓 말 물어주십사. 이리 오너라. 그 동편 곳간 문 열고, 그 앞전에 박달방맹이 둘 해온 놈 이리 내 오너라. 한 놈식 훌 놈 있다. 주위를 뜰먹뜰먹 구박출문허는 소리.
(자진몰이) 어따 이놈아. 강도놈아. 나의 말을 들어보아라. 볏말이나 주자한들, 천록방 가리노적, 묏산채로 되?岵릿?너 주자고 노적 헐며, 쌀되나 주자한들, 삼대청 큰 두자에 가득가득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두지 헐며, 돈냥이나 주자헌들, 옥당방 용목궤에 콰(쾌)를 지어 넣었으니 저 주자고 쾌돈헐랴. 식은 밥이나 주자한들 새끼 난 암캐 두고 너 주자고 개 굶기며, 찌경이나 몽근져나. 양단간에 주자한들 ??은 방 우리 안에 떼돼야지가 들었으니, 너 주자고 돋 굶기랴, 잘 살기도 내 덕이요, 못 살기도 네 팔자라. 먹고 굶고 네 복이라. 쾌돈이 녹이 나고, 곡식이 썩어나도 너 줄 것 없으니, 이놈 대퇴 물러나거라, 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