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시인: 김소월)

박일
앨범 :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너를 위...

♣  초  혼 (招魂)  
                     - 김 소월  시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체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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