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시/ 안치환 곡
별들은 초원으로 내려서지 않았지
설레는 가슴 겨우 참아내며
지평선으로 지고 지평선으로 지고
자작나무에 기대어 사내들이 휘파람을 불 때
이름 부를 수 있는 것이 이름 부를 수 있는 이 땅의 모든 것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살아 빛나는 저녁
처녀들은 아일 낳았지 대지의 영혼을 껴안고
대지의 영혼을 껴안고
눈보라 속에서 사랑을 알았지
차가운 대지에 놓인 온기를 찾아
햇빛이 내려앉고 햇빛이 내려앉고
사슴의 발자국을 찾아 사내들이 젖은 걸음을 옮길 때
이름 부를 수 있는 것이 이름 부를 수 있는 이 땅의 모든 것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살아 빛나는 저녁
자작나무숲 어디에서 대지는 사랑을 키웠지
대지는 사랑을 키웠지
먼 훗날 그 사랑이 대지를 찾았지
강을 건너고 산맥을 올라 대지와 더불어 더불어 숨을 쉬고
큰 어깨와 단단한 발목의 그 사내들이 돌아올 때
이름 부를 수 있는 것이 이름 부를 수 있는 이 땅의 모든 것이
모두 아름다움으로 살아 빛나는 저녁
가두어 두었던 열정이 스며 대지는 살아났지 대지는 살아났지